금융사 인사코드 점검'보험전문가' 송춘수 NH손보 대표, 첫 과제 '성장 유지'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의 최우선 과제로 성장동력 확보가 꼽힌다. 첫 내부출신이자 보험전문가로 평가받는 송 대표가 올해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달부터 본격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는 내년 말까지 2년간이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 임기 막판 임명됐던 전임 서국동 대표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1년 만에 교체됐다.
송 대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동향인 경남 합천 출신으로 마산중앙고, 연세대 철학과 졸업 후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2022년 농협손보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에 임명된 후 그해 말 퇴임했다. 현직을 2년이나 떠난 인물이 CEO로 선임된 셈이다.
퇴임했던 송 대표가 NH손해보험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으로 그동안 지속된 낙하산 논란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이전부터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농협금융 계열사 임원 인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서 전 대표 역시 농협중앙회에서 줄곧 경력을 쌓은 인물로 보험 관련 업무경험이 없었다.
반면 송 대표는 19년간 보험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로 정체성이 확고하다. 신경분리(신용과 경제 부문의 분리) 전인 농협중앙회 시절부터 농작물보험사업팀, 생명보험관리팀, 보험자산관리팀 팀장을 맡아 관련 경력을 쌓았다. 2012년부터 신경분리로 출범한 농협손해보험으로 이동해 보험경력을 이어갔다. 농협손보에서는 상품고객본부장, 마케팅전략본부장, 법인영업부장을 역임했다.
농협손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18억원으로, 전년동기(950억원) 대비 95.8% 증가했다. 이미 3분기 누적 실적으로 2023년 순이익(1453억원)을 넘겨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늘며 농협손보의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320억원, 9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4%, 12.6%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선 송 대표의 첫 과제로 신성장동력을 통한 수익성 유지를 꼽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CSM(계약서비스마진) 지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CSM 잔액은 지난해 1분기 2조1973억원에서 2분기 2조1424억원, 3분기 2조1203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저조한 신계약 실적이 CSM을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신계약 CSM은 2292억원으로 15.07% 줄었다. 현행 IFRS17 제도 하에서는 CSM이 보험사 이익의 핵심이다.
정책보험 비중이 늘고 장기보험 비중은 줄어든 점도 수익성 저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농업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농작물재해보험, 풍수해보험 등 정책보험의 수입보험료 비중은 42.5%로 전년동기(40.8%) 대비 증가했다. 정책보험의 경우 이상기후 등으로 보험가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손실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53.5%로 전년동기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원수보험료 역시 지난해 3분기 장기보험은 0.01% 성장에 그쳤지만, 농작물보험은 7.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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