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실리콘, 생산중단…한화-OCI 더 돈독해진다
美 폴리실리콘 생산거점 잃어…솔라허브 가동 앞두고 OCIM 통해 수요 대응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REC실리콘의 모제스레이크 공장 전경.(제공=한화솔루션)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솔루션이 3조2000억원을 들인 미국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중순 완공 목표로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자회사 REC실리콘이 태양광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 기초원료부터 태양광 모듈까지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려 했던 한화솔루션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일찍이 OCI홀딩스와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수급 차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더욱이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비중국 지역으로 판로를 확대 중인 국내 기업간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REC실리콘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폴리실리콘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폴리실리콘과 반도체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REC실리콘 지분 16.67%를 사들인 후 이듬해 4.6%를 추가로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REC실리콘은 모지스레이크 공장과 함께 몬태나주 뷰트에도 폴리실리콘 공장을 각각 두고 있다. 앞서 뷰트 공장이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말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도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REC실리콘은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폴리실리콘 신공법 개발 등을 추진했으나 개발 난항과 수익성 악화로 결국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이 올해 중순부터 솔라허브 가동을 본격화할 가운데 REC실리콘의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신규 공장을 세우고,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은 REC실리콘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기초소재부터 완성품까지 밸류체인 5단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REC실리콘을 통한 기초소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적어도 폴리실리콘은 외부조달이 불가피해졌다. 당장은 REC실리콘의 폴리실리콘 생산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럼에도 다행히 폴리실리콘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게 한화솔루션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OCI홀딩스와 1조4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수요 대응을 준비했다.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은 2024년 7월부터 2034년 6월까지 저탄소 폴리실리콘을 한화솔루션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다만 솔라허브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만큼 OCI홀딩스와 구체적인 공급 시기, 물량, 단가 등을 지속 논의 중이라는 게 한화솔루션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사의 협력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OCIM을 통한 폴리실리콘 확보로 현지 수요에 대한 적기 대응력이 높아진다. OCI홀딩스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공급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블룸버그 보고서는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요가 지난해 45.5기가와트(GW) 규모에서 올해 50.4GW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미국내 누적된 모듈 재고 소진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높은 전력 수요로 덩달아 태양광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OCI홀딩스가 글로벌시장에 공급하는 비중국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경우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은 1kg당 20달러선으로 견조한 수준이다. 


더불어 미국의 중국산 견제가 심화되는 점도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4개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에 대한 한시적 관세 면세 조치를 종료,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도 차단했다. 이같은 기조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OCI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비롯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M으로부터 텍사스의 MSE(Mission Solar Energy), OCI 에너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하는 등 비중국 태양광 밸류체인 확장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OCI홀딩스와 태양광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양사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올해 중순 솔라허브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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