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공모 일정을 한차례 연기했던 아이에스티이가 다시 코스닥 상장에 나서며 이 회사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아이에스티이는 금융위원회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준비에 돌입했으나 불안정한 국내 증시 상황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부진으로 공모 일정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가 밴드는 9700원에서 1만1400원으로 종전과 동일하지만 공모주식수는 160만주에서 130만주로 줄였다. 총 공모금액은 126억원~148억원으로 지난 공모 계획 대비 19% 줄어들었다.
아이에스티이는 반도체 공정 필수 핵심 장비인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 장비(PECVD) 및 풉 클리너(FOUP Cleaner)를 비롯해 OLED, LCD 등 기타 사업에 사용하는 부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매출액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373억원, 27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15억원, 2023년 마이너스(-) 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사업 장비 개발과 용인 테크노밸리 신규 공장 설립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며 "상장을 재추진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공모 규모를 조정했다"고 전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활용해 아이에스티이의 주당가치를 평가했다. 유사기업의 주식수·주가·시가총액·당기순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적용 PER은 25.83배다. 이를 적용한 주당 평가액은 1만8535원이다. 여기에 평가액 대비 할인율 47.5~38%를 적용해 희망공모가액 밴드를 결정했다. KB증권은 사업 및 재무 유사성을 고려해 ▲디바이스이엔지 ▲러셀 ▲유진테크 ▲테스를 유사기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아이에스티이가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하면서 FI들의 엑시트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회사는 2017년 4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2023년 45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통해 총 9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한국산업은행, IBK캐피탈, 메디치인베스트 등이 주요 F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1월 기준 아이에스티이의 지분율은 ▲조창현 대표 52.22% ▲한국산업은행 9.95%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 3.02% ▲노틸러스나이스반도체신기술투자조합 1.63% ▲기타 33.18%다.
벤처캐피탈(VC)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메디치인베스트먼트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IBK캐피탈과 공동운용하는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을 통해 2017년 6월 아이에스티이가 발행한 2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메디치인베스트는 보유하고 있던 우선주를 2022년 하반기에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메디치인베스트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공모가 최하단 기준 22억원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이 보유한 보통주(23만1000주) 중 12만5000주는 의무보유 적용 대상으로 상장 후 1개월 간 주식 처분이 제한된다.
메디치인베스트 관계자는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의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엑시트를 완료한 상황이다"며 "해당 펀드의 만기 예정일이 올해 7월인 점을 고려해 아이에스티이 엑시트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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