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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대한토지신탁이 신탁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 공공 임대주택 리츠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탁업체들이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대토신은 공공 임대주택 리츠를 수익성 방어의 대안으로 점찍은 것이다. 실제로 대토신이 지난해 뛰어든 공공임대주택 리츠사업만 총 11개로, 이는 신탁업계 뿐만 아니라 리츠 업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건수다. 지난해 수주액의 절반 가량이 공공 임대주택 리츠 사업을 통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운용 리츠 자산 규모 1위였던 코람코자산신탁도 뛰어넘었다. 두 신탁사 간 운용자산 규모는 대토신이 4조8000억원 뒤쳐졌지만 연말 기준 대토신이 1조원 이상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지난해 총 11개의 임대주택 리츠사업을 설립한 뒤 인가 절차를 밟았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신규 설립돼 인가 받은 리츠의 총 개수(30개)의 37%에 해당한다.
지난해 대토신의 임대주택 리츠 분야 수주액은 총 425억원으로, 전체 수주액(903억원)의 약 47%에 해당된다. 2022년 대토신의 임대주택 리츠 수주 규모는 전체의 약 10%(115억원)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 최근 2년 새 수주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전체 수주액 비중도 크게 치솟았다.
대토신이 최근 공공 임대주택 리츠의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차입형 신탁사업의 손실 확대 흐름과 무관치 않다. 차입형 신탁사업은 대토신의 주력사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이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공공 임대주택 리츠 비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차입형 신탁사업은 신탁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이로 인한 수익을 위탁자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다.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신탁사가 직접 자금(신탁계정대)을 투입해야 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리스크가 큰 만큼 부동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중한 수주가 요구된다.
실제 대토신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 기수주했던 차입형 신탁사업에서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신탁계정대가 늘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토신의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9월말 9048억원으로, 2022년(4739억원)에 비해 2배 넘게 불어났다. 2023년말 96%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약 147%까지 치솟았다.
대토신은 신규 수주 규모가 줄면서 이익 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실제 2022년 신탁사업 수주액은 1102억원이었지만, 2023년 6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48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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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토신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사업 안정성이 높은 임대주택 리츠 분야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통상 개발과 분양을 전제로 하는 신탁사업과 달리 임대주택사업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적게 받고 수요가 꾸준히 높기 때문이다. 또한 임대주택은 관리 운용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대토신은 공공임대주택 리츠의 자산관리사(AMC) 역할을 맡는다. 통상 임대주택을 8~10년 간 운영·관리하면서 수수료를 얻고, 운영기간이 지나면 매각도 가능해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아직 임대주택 관리기간이 끝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대토신이 매각 차익을 실현하지는 않았다.
대토신은 2015년부터 공공 임대주택 리츠에 뛰어들었으며, 부동산 업계의 불황이 심각해진 최근 2년 새 리츠 사업을 큰 폭으로 확대했다. 대토신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전체 리츠 운용사(AMC)의 운용 리츠 자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로, 국내 신탁사에서 두 번째로 컸다.
대토신의 공격적인 리츠 확대 기조로 올해 국내 운용 리츠 자산 규모 1위 신탁사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코람코자산신탁이 1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몇 달 간 빠른 속도로 운용 자산 규모 차이 간극이 좁혀오다가 지난해 4분기 코람코자산신탁을 앞질렀다. 대토신의 지난해 2분기 운용 리츠 자산 규모는 9조9713억원, 코람코는 16조3610억원으로 두 회사 간 격차는 6조3897억원이었지만, 3분기 대토신 10조799억원, 코람코 14조8948억원으로 격차가 4조8149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대토신은 4분기에만 6개 리츠를 신규로 추가하면서 운용자산 규모를 큰 폭 늘리면서 결국 코람코자산신탁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토신의 영업 인가 리츠는 총 54개로, 운용자산은 17조767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코람코는 신규 리츠 1개 추가에 그쳤다. 코람코 측이 밝힌 작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는 약 16조4000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도 대토신은 리츠 분야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대토신은 올해 들어 리츠1팀을 신설하면서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신탁사 중 상대적으로 초기에 리츠 분야에 진입해 공공임대주택 리츠를 시작했고, 경쟁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공공임대주택 등 리츠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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