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5, 마이크론 '1차 벤더' 선정…삼성 DS '주춤'
가격, 성능 문제로 MX-DS 갈등 골 깊어져…원가 부담 전가에 MX '발끈'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5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올해 2월 7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에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1차 공급사로서 모바일 D램(LP DDR5)을 전격 공급하게 됐다. 그동안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에 2차 공급사로 D램을 납품했으나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1차 공급사로 지위가 올라갔다. 


마이크론이 1차 공급사가 된 것은 모바일 D램의 성능, 가격적인 면에서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제품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에서도 갤럭시 S25에 최고 성능의 부품을 사용해야하는 만큼 성능이 떨어지는 DS 사업부의 D램을 대거 채용하기엔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에 이어 D램까지 경쟁사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삼성전자 DS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내부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갤럭시S25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제품 1차 공급사가 됐다"며 "노태문 MX 사업부장이 최종적으로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해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무래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제품을 대거 쓰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기존에 일부 공급 받던 마이크론을 선택해 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쪽에서는 이미 삼성전자 MX 사업부가 삼성DS의 제품 성능이 나오지 않아 마이크론의 물량을 늘린다는 이야기가 이미 한 차례 돌았고 최근 구체화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LPDDR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에 저소비전력 특성을 더한 D램이다. DDR과 달리 데이터가 오가는 버스 대역폭이 좁고, 클럭(동작 주파수)이 낮게 설계됐다. 높은 전력 효율성이 관건인 스마트폰·태블릿 등 소형 모바일 기기에 사용된다. 1-2-3-4-4X-5-5X 순으로 개발됐으며, 현재는 LPDDR5와 LPDDR5X가 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갤럭시S25에 마이크론을 1차 공급사로 선정한 이유는 신제품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1b LPDDR5X의 수율(양품 비율) 및 발열 문제를 잡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갤럭시S25에 들어가는 모바일D램은 10나노 5세대 1b D램으로 통상 8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양산이 가능하지만 현재 수율과 품질, 발열 등에서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말부터 샘플 입찰이 진행됐는데, 삼성전자 DS부서만 유일하게 성능 등의 문제로 샘플 납품 기간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이크론은 전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도 LPDDR5X 물량을 일부 공급해, 범용이 아닌 플래그십모델에서도 퍼포먼스를 어느 정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마이크론이 1차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하더라도 MX사업부가 삼성전자 제품을 50%이상 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삼성전자의 1b나노 제품이 수율과 성능이 나오지 않아 갤럭시S25 초도 물량에서는 마이크론 제품을 대거 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납품 물량이 7대 3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6대 4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DS부문과 MX부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MX 내부에서는 최근 DS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저가 공세에 밀려 1a 나노 제품을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MX부문에 부품가격을 높게 책정해 이를 상쇄하려고 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모바일AP도 엑시노스가 성능 문제로 납품이 어려워지면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을 전량 탑재하면서 부품 원가가 높아진 상태다. 이에 모바일 D램 마저 부품가격이 오르면 MX사업부는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삼성전자의 한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 노태문 사장이 직접 DS부서에 가서 거세게 항의할 정도로 싸움이 크게 났다"며 "성능 문제도 있지만, 가격 협상을 위해서라도 MX부서가 앞으로 마이크론 제품 비중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c 나노 제품에서도 발열 성능 문제 등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향후 2~3년 간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LP DDR4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재고를 털어내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1b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그나마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저사양 DDR5를 납품하면서 활로를 찾았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어려워졌다"며 "마이크론은 2년 전부터 중국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 규제 여파로 이미 예방주사를 한 번 맞은 상황이라 삼성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DS 사업부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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