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CEO 포부
박선배 신한벤처투자 대표, 초격차·글로벌 투자 '방점'
올해 신규펀드 2개 결성…대형 VC 중심, 해외투자 증가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0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른 뱀띠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세계 경제는 '차이메리카', '신냉전 2.0'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글로벌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새로운 CEO들을 소개한다.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출처=우리벤처파트너스 홈페이지)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수장 교체를 앞둔 신한벤처투자가 내년 국내외 투자역량을 강화한다. 미집행 투자금(드라이파우더)이 남은 펀드들이 있어 펀드레이징(자금 조달)보다는 투자활동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를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의 과거 펀드 운용경험이 회사의 향후 투자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전무는 내달 2일 신한벤처투자에 첫 출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한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박선배 전무를 신규 추천했다. 이동현 대표는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고 1년간 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1970년생인 박선배 전무는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대 출신 심사역답게 그는 2000년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입사한 이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투자이력을 선보였다. 박 전무의 대표 포트폴리오는 ▲넥스틴(반도체 광학검사장비 제조업체) ▲버클리라이츠(미국 바이오장비 업체) 등이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넥스틴 투자로 멀티플 14배, 버클리라이츠 투자로 멀티플 8배에 달하는 회수율을 기록했다.


신한벤처투자는 올해 2개의 신규 투자조합들을 결성해 내년에는 해당 펀드들의 투자금 소진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5월 1일 세컨더리펀드인 '신한 Market-Frontier 투자조합 3호(1000억원 규모)'를 조성한 데 이어 지난 27일 '스타트업코리아 2024 비전 펀드(322억5000만원 규모, 이하 스타트업코리아비전펀드)'를 출범했다. 특히 신한벤처투자는 내년 스타트업코리아비전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인 초격차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스타트업코리아비전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은 10대 초격차 분야를 다루는 ▲창업기업 ▲기술혁신형·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벤처기업 또는 정부가 선정한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뽑힌 기업이다. 10대 초격차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을 포함한다.


이번에 회사가 설정한 투자방향과 신임 최고경영자(CEO) 후보의 전문 투자영역 간 상관관계는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벤처캐피탈(VC)을 이끄는 대표들은 투자심의위원회 구성원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긴 하나 그 이전의 과정에는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투자활동은 주로 실무진들의 영역이며 대표는 관리 측면에서 회사 경영을 도맡는다"고 말했다.


신한벤처투자는 내년 해외진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글로벌펀드 결성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면서도 "관련 펀드를 형성할 경우 투자조합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지 신한금융그룹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부분은 있다"고 전했다.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일본 현지 VC '글로벌브레인'과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를 조성했다.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는 회사의 첫 역외펀드로 규모는 27억5000만엔이다. 올해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의 출자금을 확보하면서 증액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선배 전무는 우리벤처파트너스에서 해외진출 목적의 'KTB-KORUS 펀드(80억원 규모)'와 중국 시장을 겨냥한 'KTBN 11호 한중시너지펀드(1660억원 규모)'의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 올리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는 국내 기업들뿐 아니라 현지기업들을 발굴해본 그의 경험은 추후 신한벤처투자가 글로벌펀드를 구성할 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벤처투자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에는 최근 대형 VC들의 움직임과 맞닿아있다는 설명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까지 증시 부진에 따른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옥석가리기 현상을 넘어 해외 기업들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졌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아무래도 중·소형 VC에 비해 펀드 재원이 충분한 대형 VC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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