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CEO 포부이준희 삼성SDS대표, AI·클라우드 사업 가속화 위한 'KEY'
푸른 뱀띠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세계 경제는 '차이메리카', '신냉전 2.0'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글로벌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신임 CEO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신사업에 대한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 하다)의 키를 쥐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출현으로 IT 환경이 크게 바뀌는 가운데 이준희 대표의 기술 전문성을 더해 성장세를 가속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준희 대표는 삼성전자 시절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기술 혁신을 선보인 만큼 AI·클라우드 신사업에도 기술 리더십을 녹여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1월 28일 삼성SDS는 이준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부 학사 졸업후 미국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합류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전략마케팅팀장을 거치며 기술 리더십과 경영역량을 입증해 왔다.
이준희 대표의 기술 리더십은 삼성전자 시절 갤럭시 시리즈의 기술 혁신을 이끌며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갤럭시폰'에 세계 최초 5G 가상화 무선접속 네트워크(vRAN) 상용화를 주도하며 '기술통'으로 인정 받았다. 아울러 이 대표는 삼성전자가 2020년 글로벌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으로부터 약 8조원의 대형 수주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올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전세계에 구축한 vRAN 기반 개방형 무선망(오픈랜) 사이트는 4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 황성우 대표의 연임을 점치고 있었다. 황 대표 부임 이후 삼성SDS가 '첼로스퀘어' 등 물류와 클라우드 중심의 체질 변화에 나섰고, 올해부터는 생성형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 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지난해 매출은 다소 부진했으나, 2022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17조2347억원과 영업이익 916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팬데믹 반사 이익으로 물류 부문에서 11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다만 물류 사업은 전 세계 물동량 변화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반면, 이익률은 낮다는 특성이 있다. 삼성SDS의 지난해 기준 물류 사업은 전체 매출 13조2768억원의 절반 이상인 7조1710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IT 서비스는 영업이익 6700억원을 남기며 영업이익률 11.6%을 기록했다.
한편 전통적 SI·ITO(IT아웃소싱) 사업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삼성그룹 전반에서 경영 악화에 따른 '위기론'이 일며 그룹사 측면의 '일감 받쳐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정헌 삼성SDS 부사장은 올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자체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전반적인 IT 투자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SDS는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분석 등 신기술 분야와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기반 클라우드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와 AI 기반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을 정식으로 선보이며 토대로 AI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선통신 기술 전문가인 이 대표가 AI와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삼성SDS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 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준희 사장은 황성우 전 사장님과 마찬가지로 연구소 출신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력이 높으시다"며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술 혁신과 세계 최초 5G 통신망 상용화 등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시대를 맞아 삼성SDS의 새로운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다져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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