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2년 표류한 대구‧부산 주택사업 채무인수
두 곳 모두 개인주주 시행자…자체사업 전환 후 착공시기 검토 중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중공업 채무 인수 사업장.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효성중공업이 시공 계약을 체결했던 대구 신천동과 부산 온천동 공동주택 사업장을 자체사업으로 전환하고 착공 시기를 고민 중이다. 두 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표류 중이었는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당시 책임준공을 약정했던 효성중공업이 채무를 떠안았다. 


대구 신천동의 경우에는 대출 만기기한이 도래함으로써 채무를 인수한 사례이지만, 부산 온천동의 경우 만기기한이 2년 정도 남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채무를 변제해 사업을 인수한 점이 눈에 띈다. 시행사가 자체 자금으로만으로 PF대출금을 상환하기 쉽지 않은 데다 대출 만기 시기가 도래했을 때 불어난 이자비용까지 떠안게 되면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이달 20일 부산 온천동 사업장 관련 채무 1038억원과 대구 신천동 사업장 관련 채무 436억원을 잇달아 인수했다. 두 사업은 모두 2022년 본 PF대출을 일으킬 당시 효성중공업이 책임준공을 약정했다.


대구 신천동 주상복합시설은 착공 전 대출 당시 약속했던 준공기한이 도래했다. 해당 사업은 특수목적기업(SPC)인 한영아이앤피를 통해 추진 중으로,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152-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5층, 2개동, 총 172가구의 공동주택 등을 지을 계획이다. 당시 사업 추진 목적으로 550억원의 본PF대출을 일으켰으며, 시공사인 효성중공업은 내년 1월2일까지 책임준공의무를 약정했다.


효성중공업은 대구 신천동 사업의 대출 만기기한이 2주 앞으로 도래한 만큼 해당 채무를 인수함으로써 자체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번에 대구 신천동 사업과 함께 채무를 인수한 부산 온천동 사업장은 아직 대출 만기 기한이 2년 가량 남았다는 점이다.


부산 온천동 주상복합시설 사업은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 1423-3번지 일원에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특수목적기업(SPC)인 온천동디에이다. 온천동디에이는 2022년 6월 1050억원 규모의 PF대출을 일으켰다. 만기는 2026년 11월까지로, 당시 효성중공업이 책임준공을 약정했다. 


부산 온천동 사업의 대출 만기가 2년이나 남았음에도 일찌감치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자체사업으로 전환한 것은 부산 온천동 사업과 대구 신천동 사업의 동일한 시행주체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구 신천동 사업의 시행사는 개인 주주인 임건주씨(60%)가 대표 주주다. 부산 온천동 사업 시행을 맡은 온천동디에이도 개인 주주 임건주씨가 100% 소유하고 있다.


결국 효성중공업이 대구 신천동 사업처럼 부산 온천동 사업도 시행사가 자체 자금으로 대출을 상환하기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채무 변제에 나서 사업을 인계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자금력이 약한 개인주주가 시행을 맡을 경우에는 시행사의 자체 자금을 통한 대출 상환 및 공사 대금 지급이 쉽지 않다. 아울러 높은 PF대출 이자율을 고려할 때 이자비용이 불어난 뒤 채무를 대신 갚는 것보다 채무를 미리 변제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이로써 효성중공업은 두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전환했다. 효성중공업은 분양시장 상황을 고려해 착공에 나서 현재의 손실 상황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두 사업이 대출을 실행하고 2년 넘게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결국 대구와 부산지역의 미분양 리스크 때문이었다. 해당 지역은 2022년부터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며 극심한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겪은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해당 지역의 분양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한 만큼 곧 적절한 착공시기를 가늠한뒤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부산 온천동 사업의 경우에는 약정했던 준공기한이 넉넉하게 남았지만 선제적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자체사업으로 가져왔다"며 "두 사업장 모두 역세권이여서 향후 사업을 본격 나서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