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회사의 실적 전반이 개선되면서 내년 주주환원·성장투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대적인 밸류업 계획 발표에도 주가가 둔화된 상황에서 다각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오랜 '지주사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현금을 자사주 매입, 주요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거 투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배구조 간편화로 성장투자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요 포트폴리오 개선 폭을 늘려 밸류업 역량 및 여력 전반을 제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자사주 매입·소각과 반도체 성장투자를 병행하는 밸류업 다각화 전략을 적극 강구 중이다. 이는 SK스퀘어가 지난달 자사주 1000억원치를 소각한 뒤 자사주 1000억원치를 추가로 매입한다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렇다할 주가 반등이 전무했던 점과 무관치 않다.
앞서 밸류업 계획이 발표된 지난달 21일 8만400원었던 주가는 다음날 7000원 넘게 급등했지만 이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이달 2일 7만2900원까지 급락했다. 23일 주가는 종가 기준 8만2200원으로 다시 8만원대를 넘어섰지만 최근 7만원대 후반~8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전망이 어둡지 만은 않다. 특히 SK스퀘어가 최근 포트폴리오 실적 개선으로 밸류업 실탄을 대거 장전하면서 주가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있다. SK스퀘어는 올 3분기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호실적에 따라 지분법손익이 1조2007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1조162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6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고 주주환원에 투입되는 이익잉여금도 2조4207억원으로 153%나 급증했다.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는 앞으로 더 도드라질 전망이다. 주력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공성장에 따라 주당 배당금을 25% 상향한다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모기업인 SK스퀘어는 내년 SK하이닉스 배당금 수입만 2200억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비주력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실적도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최근 매각을 추진했던 11번가의 경우 오픈마켓 호실적 ,비용효율화 영향으로 3분기 누적 영업손실 폭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T맵, SK플래닛 등 자회사들의 순이익 개선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쌓이는 현금은 주주환원과 성장투자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매입 예정인 자사주 중 실제 사들인 자사주 비중은 12%에 불과하며 보유 자사주도 내달 초 소각될 예정으로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유입될 SK쉴더스 매각대금 등도 밸류업 정책에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비주력 포트폴리오도 개선세가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중심 투자 역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스퀘어는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 조직을 통합해 밸류업 실행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고투자책임자를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주요 자회사에 젊은 CEO를 전진 배치해 사업구조 및 실적을 동시에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해 3조1340억원에서 내년 3조7000억원으로 18.1% 증가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는 내년 SK하이닉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2200억원대에 육박하는 등 자회사 실적 개선 폭이 커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 경영 활동으로 2027년엔 주요 포트폴리오 흑자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반도체 투자와 관련된 투자인력과 역량 전반을 빠르게 강화하며 신규 투자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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