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빅테크(대형 IT기업)'와 반도체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 관련 기술주 투자 전망을 거듭 밝게 내다봤다. 더불어 기술주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이탈한 우량주'를 중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CE 빅테크‧반도체 투자세미나'에서 "대표 취임 이후 줄곧 '테크(기술주) 투자'를 강조해왔다"며 "우리가 사는 현재가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1990년대 인터넷 도입, 2007년 스마트폰 출시에 이어 AI가 등장하면서 산업구조 역시 제조업에서 빅테크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빅테크 기업 및 디지털 기술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장기 투자해야 하는 분야로 꼽았다.
그는 "테크 발전은 반도체 성장과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성공 투자의 핵심"이라며 "더불어 기술주 투자는 성장성뿐 아니라 잘 유지해야 하는 특성을 (투자자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 저자인 마크 마하니 미국 에버코어ISI 소속 테크 애널리스트, '반도체 삼국지'를 쓴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이 연사로 참여했다.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기술주 투자에 있어 '이탈한 우량주'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탈한 우량주는 기술력과 훌륭한 경영진을 갖췄고 다른 기업 대비 매출‧수익이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말한다.
그는 "시장은 언제나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우량 기업도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이렇듯 시장 상황으로 주가가 떨어진 일명 '이탈한 우량주'를 찾아 저렴할 때 매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바라봤다.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이탈한 우량주의 예시로 글로벌 차량공유 기업 우버와 그랩 등을 제시했다. 양쪽 모두 견조한 수익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우버는 잉여현금흐름 역시 증가 중이고 그랩은 서비스 다각화를 진행 중인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AI와 밀접하게 연결된 반도체 생태계의 변화 전망을 소개했다. 지금은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ASML 등 AI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일종의 서플라이체인(공급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재집권과 미국-중국 패권경쟁에 따른 국제‧정치적 불확실성 증가, 반도체 산업에 AI 기술 발전이 끼칠 영향, 기후위기 등의 변수가 앞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단순한 AI 반도체 칩이 아닌 세부 도메인 분야에서 높은 신뢰도 및 연산 가속 성능을 가진 맞춤형 AI칩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 기업, 혹은 기업 클러스터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에 장기 투자할 때 필요한 원칙 및 트렌드를 설명했다. 그는 "빅테크와 반도체 투자는 기술주 시대에 필수이고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기술이라는 점에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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