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탄핵정국에 연말까지 '출렁' 전망
외국인 이어 개인 자금도 이탈…글로벌 시장 환경도 악재 산적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국내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뉴스1)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국내 증시가 정치적 불안정의 영향으로 연말까지 변동성 확대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7일 불발되면서 탄핵정국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9일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증시 변동성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커진 점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자의 2025년 1월 취임을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발로 양당 갈등이 지속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치적 혼란의 지속을 우려하는 외국인투자자 자금 이탈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네이버 금융서비스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일어난 4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전체 9053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전에도 한국 수출경기 둔화 전망 등의 영향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는데 정치적 불안정이 불을 붙인 격이다.


국내 증시의 다른 축인 개인투자자 역시 매도로 돌아서면서 변동성 확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4일과 5일에는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6일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8일과 9일 전체 순매도 규모만 1조4712억원에 이른다.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및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 방산 수출 정책 등도 정치적 불안정으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한동안 출렁일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환경 역시 좋지 않은 편이다. 현재 미국 시중금리 및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면 한국을 비롯한 해외 수입물품에 매기는 관세를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탄핵정국의 여파로 재빠른 대응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증시가 대체로 상승 중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하락이 점쳐진다고 볼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으로 정책 모멘텀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는 데다 글로벌 상황, 2025년 국내 상장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 등의 요인으로 코스피지수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연말 이후 국내 증시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 하락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 등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요인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악재로 점철됐고 밸류에이션(적정가치 평가)는 하위 2.6%지만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해질 구간에 진입한 지 오래"라며 "당장은 회복이 어렵더라도 희망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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