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KT에스테이트가 투자 방식을 변경하면서 순차입금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직접 개발보단 간접투자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 펀드에 다양한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투자부동산에 기반한 추가 담보여력이 충분해 유동성 대응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에스테이트의 순차입금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순차입금은 차입금 총액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금액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부채 수준을 나타낸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KT에스테이트의 순차입금은 5723억원으로 지난해 말 5445억원 대비 278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로는 5% 증가했지만 2020년 순차입금이 불과 98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년만에 약 5배 규모로 급증했다. 연도별 순차입금은 ▲2020년 985억원 ▲2021년 2615억원 ▲2022년 4386억원 ▲2023년 5445억원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씩 증가했다.
2022년 순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명동 르메르디앙&목시 호텔 개장 이후 위탁운영을 위한 호텔 임차를 리스부채로 인식해서다. 또한 같은 기간 강남 메이플타워 매입(1700억원), 부동산 개발 관련 지분투자(약 1300억원), 개발사업 관련 신규 용지 매입 등의 지출이 꾸준히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 등에 대한 지분투자(약 1900억원), 임대주택 관련 투자부동산 취득(약 870억원) 등의 자금소요가 발생했다.
올해도 부동산 간접투자가 이어졌는데 최근 강남대로의 오피스 개발에 나선 라살제35호부동산일반사모투자회사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KT 대전인재개발원 아파트 개발사업 진행을 위한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것도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KT에스테이트의 부채비율은 58.3%, 차입금의존도는 26.2%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전년 대비 1%포인트(p)가량 모두 떨어졌다.
또한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등에 담보로 제공된 자산의 규모는 529억원으로 투자부동산 1조2000억원 규모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자산가치에 기반한 유동성 확보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차입금의 절반 이상이 호텔사업과 관련된 장기리스부채로 단기적인 상환 부담이 크지 않다"며 "영업현금 창출력과 보유한 현금 및 자산을 통한 유동성 확보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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