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코넥스 상장사 듀켐바이오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알츠하이머 진단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듀켐바이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레켐비'의 국내 출시에 따른 수혜로 4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듀켐바이오는 아시아 방사성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듀켐바이오는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상장 후 성장 전략과 포부를 발표했다. 듀켐바이오는 이번에 143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1만2300원에서 1만4100원으로 총 201억원(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규모를 조달할 예정이다.
최종 공모가가 확정되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이달 11일과 12일 양일간 이뤄진다. 이달 28일 상장예정이며 상장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이다.
듀켐바이오는 이번 공모로 조달되는 자금을 ▲치매진단제 생산시설 증설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CDMO 생산시설 신설 등 시설 자금에 115억원 ▲채무상환 20억원 ▲연구개발(R&D) 18억원 등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2014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Radioisotope)와 의약품(Carrier)을 결합해 제조한 특수 의약품으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된다. 일반의약품 대비 약효에 대한 짧은 반감기를 보인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암진단용방사성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은 53.5%,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비자밀·뉴라체크)의 시장 점유율은 9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듀켐바이오의 매출은 2021년 109억원, 2022년 324억원, 2023년 346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262억원이다.
이에 더해 듀켐바이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레켐비'가 연내 국내 출시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레켐비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레켐비 처방을 위해서는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 여부를 확인하는 'PET-CT' 검사가 필수적인데 해당 검사에는 듀켐바이오의 '뉴라체크'와 '비자밀' 등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가 치매약 개발 시 임상시험에 듀켐바이오의 제품을 사용한다"며 "지난해 기준 레켐비 처방이 필요한 환자수는 338만명이며 시장 수요는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국내에 어떤 종류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출시되든 듀켐바이오의 진단 의약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2028년까지 치매진단제 매출로만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아가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CDMO 생산시설을 확보해 아시아의 허브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방사성의약품 공급부족 문제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최근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라디오디앤에스랩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듀켐바이오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공급의 핵심은 안정적인 치료용 동위원소의 확보이기 때문에 아시아시장에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반감기가 7일로 짧아 항공물류 인프라가 풍부한 한국이 CDMO 사업을 영위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현재 방사성의약품 산업에서는 CDMO 기업이 없다"며 "이미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를 진행했으며 글로벌시장에서는 한국을 아시아의 주요국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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