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공 해외진출플랫폼펀드, 막바지 회수 난항
10여년 전 6개 자조합에 출자…우리벤처 청산 유일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정책금융공사. (출처=산업은행)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10년 전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출자해 결성한 해외진출플랫폼펀드의 자조합들이 포트폴리오 투자금 막바지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이 투자한 일부 포트폴리오의 기업공개(IPO)가 늦어지며 1년 단위의 만기 연장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당시 정책금융공사의 출자를 받은 투자조합 중 청산을 마무리한 벤처캐피탈(VC)은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했던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유일하다.


5일 VC업계에 따르면 2014년 해외진출플랫폼펀드에서 출자 받아 운용 중인 투자조합은 ▲한국투자해외진출Platform펀드(800억원) ▲아주LifeScience해외진출Platform펀드(600억원) ▲SBI아세안스프링보드투자조합(600억원)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800억원) ▲아세안바이오메디컬투자조합(600억원) 등 5개다. 우리벤처파트너스(전 KTB네트워크)가 운용한 KTB해외진출Platform펀드(1150억원)는 지난 4월 청산을 마무리하며 IRR 27.2%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과를 달성했다.


KTB해외진출Platform펀드의 운용실적을 견인한 포트폴리오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대표적이다. 조합이 보유한 비바리퍼블리카 구주 대부분을 올해 초 매각했다. 투자 당시 책정한 기업가치가 300억~400억원이었는데 40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비슷한 시기 만기가 도래한 KTBN7호벤처투자조합을 함께 청산하며 올해 2분기에만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배 이상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제외한 5개 조합의 운용사는 좀처럼 청산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포트폴리오에서 엑시트를 마무리했지만 일부는 IPO나 매각 등이 여의치 않아 엑시트 시점이 애매해진 것이다.


스틱벤처스가 운용 중인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는 오는 10일 만기가 도래한다. 남아있는 포트폴리오 회수를 위해 펀드의 만기를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틱벤처스가 해당 펀드의 만기 연장을 추진한 것은 2022년 12월이었던 기존의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이번이 두 번째다. 모바일 콘텐츠 전문기업 인터스텔라(지분율 16.69%), 콘택트렌즈 제조기업 메디오스(4.81%), 보안 솔루션기업 에버스핀(5.8%) 등의 IPO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에버스핀의 경우 2021년 7월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성장성 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5개월 만인 그해 말 IPO를 철회했다. 실적 부진 등으로 기업가치가 기대 이하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매출액을 2022년 43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대폭 끌어올렸지만 영업손실(36억원→5억원)으로 여전한 상황이라 IPO 역시 요원한 상황이다.


SBI아세안스프링보드투자조합이 투자(지분율 2.2%)한 휴럼은 2021년 7월 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2022년 매출액(160억원)이 예상 매출액(389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상장일 당시 종가는 2655원이었지만 꾸준히 하락해 5일 67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투자해외진출platform펀드는 코넥스 상장기업 큐엠씨 엑시트가 난항이다. 2014년 4월 이 큐엠씨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30억원을 인수했다. 2018년 한때 주가가 8만5600원까지 치솟았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원매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펀드 만기를 이미 두 차례 연장했고 세 번째 연장을 추진 중이다.


아주LifeScience해외진출플랫폼펀드는 네 번째 만기 연장이다. 진단키트 기업 젠바디의 지난해 말 기준 지분(8.98%)을 엑시트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기술성평가를 받고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해 내년 IPO 도전이 기대되고 있다.


개별 조합이 일부 포트폴리오의 엑시트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는 일정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 받은 시기가 오래된 만큼 조합이 투자한 기업 대부분에 대해선 엑시트를 마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분배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기에 해외진출플랫폼펀드 자체의 운용성과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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