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성장 전략'인도' 향한 미래證, 글로벌 시장 공략 승부수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증시 악화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선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을 인수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쉐어칸의 실적이 반영되는 2025년부터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달성 등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11월 현지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했다.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23년 1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1년여 만이다. 2000년 설립된 쉐어칸은 자기자본(2400억원 규모) 순위 10권의 증권사로 310만명 이상의 고객과 120여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3500여명, 총계좌 수는 약 300만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쉐어칸 인수는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으로 인도를 두고자 하는 미래에셋의 의지"라며 "인도 고객들에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쉐어칸 인수를 두고 미래에셋증권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고민해 온 박현주 회장의 결과물로 보는 시각 탓이다. 박 회장은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를 위한 매물 탐색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법인을 설립한 2018년부터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웠다는 게 미래에셋증권 안팎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쉐어칸 인수를 계기로 인도 시장에서 '주식 위탁 중심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약 500만개의 리테일 계좌를 확보, 5년 안에 쉐어칸을 자기자본 순위 5위 이내의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는 인도 주식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인도 주식시장은 2023년 시가총액 4조달러를 넘어선 뒤 2024년 4조600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 순위도 지난 2020년 전 세계 8위에서 2024년 4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상장기업 수는 2190곳에 달했다.
외국인투자자 역시 인도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65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 기관투자는 지난 2023년 207억달러의 순유입을 나타냈다.
여기에 자산관리 사업부문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노하우가 집약됐다는 점도 인도 시장 공략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인도 진출은 글로벌 시장 확대 의미로만 그치지 않는다. 그룹의 글로벌 전략과 시너지를 이루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엠스톡' 같은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과 쉐어칸의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결합해 온·오프라인 통합 증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 공략이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전망이다. 쉐어칸의 실적을 반영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밝힌 ROE 10% 달성 목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재무지표 목표로 ROE 10%를 제시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국내법인의 ROE는 11% 정도다. 반면 해외법인의 ROE는 1.7% 수준이다. 목표 ROE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법인의 ROE 상승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쉐어칸 합병까지 고려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쉐어칸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414억원이며, 매출은 254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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