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하이브 상장 첫날 사모펀드운용사(PEF)들이 회사 주식을 장내 매도하며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하이브 주식에 투자했던 스틱인베스트는 당시 회사의 거래 물량이 전체 거래 물량의 1.76%에 불과하다며 PEF의 지분 매각이 하이브 주가 하락의 주범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가 상장하기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 ▲뉴메인에쿼티 등과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회사가 상장한 뒤 지분을 매각한 차익의 30%를 받기로 했다. 2018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방 의장이 PEF로 받은 자금은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 간 계약에 의거해 결정된 내용이었기에 한국거래소의 하이브 상장심사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에도 명시하지 않았다.
2020년 10월 1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하이브는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의 두 배를 기록하고 상한가(35만1000원)에 도달한 '따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개장 30분도 되지 않아 하락폭이 커졌고 주가는 4.44% 감소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이튿날인 16일엔 22.29% 급락했고 일주일 만에 15만원대까지 하락했다.
하이브의 급격한 주가 변동 원인은 하이브 상장 직후 PEF가 보유 주식을 대대적으로 매도하며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보호예수로 묶지 않았던 PEF의 보유 물량의 거래 첫날 쏟아지며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용사들은 상장 첫날부터 나흘 동안 하이브 주식 177만8058주(지분 4.99%)를 시장에서 팔았다.
다만 일부 PEF는 보유 지분 일부를 장내매도 한 것이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것은 시장 논리를 무시한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상장 첫날 19만6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는 당시 거래량(1117만주)의 1.7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상장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갖고 있던 하이브 발행 주식은 346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9.0%였다. 하이브 상장 첫날 매도 물량은 보유 주식의 5.6%에 불과했다. 이후 2개월이 지난 12월 40만주, 2021년 7월 286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며 총 9611억원을 회수했다. 계약에 따라 회수한 자금의 30%를 방 의장에게 지급했지만 시기적으로나 매도 물량으로나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해석하는 시선은 무리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주주 간 계약의 상세 내용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해 지금에 이르렀다"며 "하이브의 법률검토 결과 절차 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