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이마트24가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체적인 상품 경쟁력 부재와 출점 경쟁에서 밀린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마트24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노브랜드'를 활용한 연계형 점포 등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는 모회사인 이마트가 2014년 '위드미'를 인수하며 편의점업계 후발주자로 나섰다. 편의점시장은 다출점을 통한 규모의 경제 구축이 경쟁력의 기반인 만큼 이마트24 역시 초기 점포 확장에 주력했다. 실제 2014년 501개였던 매장 수는 2019년 4488개로 늘면서 5년간 연평균 800개에 가까운 순증을 보였다.
이는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마트24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이마트를 통해 자금을 투입 받고 이를 통해 점포 수 확대, 인테리어, 물류 등 다양한 방면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마트는 2014년 이후 이마트24 유상증자에 총 12번이나 참여해 총 4980억원의 실탄을 지원했다.
하지만 대규모의 자금 투입에도 이마트24의 경영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139억원의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꾸준히 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지난 10년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2426억원에 달하고 있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60억원으로 적자 폭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이마트24가 상위권 편의점업체와 규모의 간극을 줄이지 못한 탓이 크다. 현재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총 7000개를 넘지 못하는 반면 CU와 GS25는 이미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시장 내 점유율을 견고하게 가져가고 있다. 코리아세븐 역시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 수를 확대해 업계 3위로 올라서면서 '2강 1중 1약'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아울러 히트 상품 경쟁력이 없다는 점도 실적 부진을 겪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상품기획(MD)을 강화하고 브랜드 단독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상위업체인 CU의 경우 '연세우유 크림빵'과 '점보시리즈' 등을 출시하고 GS25는 국내 유명 맛집인 '성수베이글'과 콜라보를 하는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24는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결국 이마트24는 지속된 부진으로 출점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CU와 GS25는 각각 연간 900개 이상의 점포를 열며 외형 확장을 가속화했지만 같은 기간 이마트24는 233개의 점포를 신규 개장하는데 그쳤다. 이마트24의 폐점률 역시 업계에서 가장 높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공개정보서에 따르면 이마트24의 점포 폐점수는 2020년 502개, 2021년 442개, 2022년 645개로 집계됐다. 폐점 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 폐점률은 8.9%에 달하며 같은 기간 CU 4.1%, GS25 4%, 세븐일레븐 5.4%와 비교하면 약 2배를 웃돌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마트24가 실적 반등에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자체적인 경쟁력 부재로 인해 시장 경쟁에 밀리면서 실적 부진과 이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구축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마트24는 현재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고강도 체질개선에 돌입한 상태다. 우선 올해 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이마트 계열사(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물류시스템 일원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브랜드' 특화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를 적극 활용한 연계형 편의점으로 고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독점상품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신선식품과 HMR(가정간편식) 카테고리를 강화해 소비자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이마트24가 지난 4월부터 도입한 노브랜드 연계형 매장은 7개월 만에 점포 수가 700점을 넘어섰다. 이 매장들의 경우 평균 일일 매출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더해 편의점 전용 노브랜드 상품인 '노브랜드ⓝ24' 상품을 연말 1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객과 편의점주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이마트-이마트24의 시너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이마트24만의 차별화된 제품인 '노브랜드ⓝ24'를 연내 100개까지 확대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반등에 나설 계획"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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