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벤처캐피탈(VC) 뮤렉스파트너스의 카카오VX 경영권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뮤렉스는 지난 8월 만료된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자격을 연장하면서까지 딜을 끌고 갔지만 결국 펀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골프 업황이 좋지 못한 데다 카카오그룹 그늘에서 벗어날 경우 카카오VX의 기업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것을 우려해 출자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뮤렉스는 카카오VX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카카오VX로부터 우협 자격을 부여받으며 배타적 협상권을 가졌지만 카카오VX의 성장성을 의심하는 LP들을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뮤렉스에게 카카오VX 인수는 의미 있는 딜이었다.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사모펀드(PE) 투자였기 때문이다. 뮤렉스는 우협 기한인 8월 말까지 적극적으로 LP들을 찾아가 카카오VX를 인수할 자금을 요청했다. 하지만 펀딩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뮤렉스는 카카오VX와 논의 끝에 우협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뮤렉스는 우협 기한 연장을 받아내긴 했지만 이후에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LP들이 골프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린골프 사업의 성장성에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VX 실적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골프붐이 불었던 2022년까지만 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77억원, 16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53%, 11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2023년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 14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LP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뮤렉스는 전략적투자자(SI) 합류, 일부 자산 분리 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골프장 전사자원관리 시스템(ERP) 업체인 그린잇 인수를 함께했던 야놀자가 SI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VX가 가진 IP는 모회사인 카카오에 남겨두고 스크린골프 사업만 분할해서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됐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VX의 기업가치는 거듭 하락했다. 첫 펀딩 과정에서 뮤렉스 측은 카카오VX 밸류를 기존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마저도 LP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하자 카카오VX에 추가적인 기업가치 하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요청을 받은 LP들은 카카오VX건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으로 골프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함께 카카오VX가 카카오 그룹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게 되면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VX 딜과 관련해 LP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돌았던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검토조차 하지 않은 LP도 많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