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용하는 코리아아이티펀드(KIF)가 2030년으로 예정된 만기를 10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책임투자자(LP)인 SK텔레콤이 최근 이사회를 소집해 펀드 만기 연장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다른 출자사의 의사회 의결을 마무리할 경우 올해 진행하지 못한 출자사업을 내년 초 진행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28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KIF의 만기 연장을 의결했다. 10년 단위로 만기를 연장했던 그간의 관례에 따라 펀드 만기는 기존의 2030년에서 2040년으로 연장한다. 회사는 관련 내용을 KTOA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IF의 만기 연장은 추가 출자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올해 말 기준 남아있는 만기 6년으로는 안정적인 자펀드 출자 및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상적인 자펀드의 운용기간이 7~8년, 길게는 10년까지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만기 연장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매하게 남은 만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출자 가능한 자펀드는 세컨더리 펀드 밖에 없었다"며 "세컨더리 출자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한국모태펀드 등 다른 정책펀드의 세컨더리 펀드 운용기간이 5~8년 수준이라 신규 출자를 위해서는 만기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KIF는 2002년 이동통신 3사(KT, SKT, LG유플러스)가 3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모펀드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5800억원에 이른다. 90개 이상의 투자조합에 현재까지 4조5000억원 이상의 출자를 집행했다. 이들 자조합은 1600개 기업에 투자해 200개 기업을 코스닥(KOSDAQ) 시장에 상장 시켰다.
당초 만기는 8년이었지만 2010년과 2020년 각각 10년씩 연장했다. KIF의 만기 연장 시점을 기준으로 기수를 구분하면 2030년 이후의 출자사업은 4기에 해당한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LP는 저조한 수익률에 은근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지만 가장 많은 자금을 출자한 SK텔레콤이 만기 연장에 동의하면서 다른 LP들도 순순히 이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KIF의 결성 당시 SK텔레콤은 2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출자금을 제공했고 KT가 900억원, 후발주자였던 LG유플러스가 1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만기 연장이 확정되면 올해 추진하지 못한 출자사업을 이르면 내년 초 진행할 전망이다. KTOA는 KIF 만기 연장이 확정되면 출자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OA 관계자는 "기수를 거듭할수록 영상, 통신 인공지능(AI), 딥테크,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생태계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펀드의 자유도를 높이고 보다 모험적인 투자에 집중하는 운용사를 중심으로 출자 대상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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