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지난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일엠앤에스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장기 투자로 선회할 전망이다. 상장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이 회사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60% 가량 하락한 탓이다. 제일엠앤에스는 비상장사 시절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SKS PE 등으로부터 360억원 가량을 투자 받았다.
25일 종가기준 제일엠앤에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7850원) 0.89% 소폭 상승한 7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4월30일 공모가 기준(2만2000원) 4532억원의 시가 총액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상장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공모가 대비 주가가 64.1% 하락했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1986년 설립한 제조기업이다. 이차전지 제조 과정 중 전극 공정에 필요한 믹싱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식품 및 제약, 방산 등의 사업도 영위하고 있지만 매출의 90%가 이차전지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외 이차전지 배터리 제조사다.
제일엠앤에스의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은 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 지난 8월14일 주가가 전일대비 18.8% 오른 1만1890원을 기록했다. 이어 9월25일에도 삼성전기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전일대비 23.8% 오른 1만3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큰 틀에서 주가 하락은 지속됐다.
주가가 빠르게 빠지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한투PE·SKS PE는 공동 조성한 펀드(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15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2022년 한투PE가 '한국투자2022사모투자합자회사'를 활용해 21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했다. 첫 투자와 후속투자 당시 제일엠앤에스의 기업가치는 각각 500억원, 12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한투PE·SKS PE는 1차 투자에서 55억원에 매입한 RCPS를 처분하면서 111억원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상장 당일 미락업 물량 51만2925주를 매도해 180억원 가량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사실상 투자원금 이상의 회수 실적은 이미 기록한 상황이다. 한투PE가 단독으로 투자한 펀드의 경우 지난 6월 7만4000주 가량을 장내 매도하면서 1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현재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일호PEF'와 '한국투자2022PEF'가 보유 중인 제일엠앤에스 주식은 각각 205만1742주, 244만 4590주다.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각각 160억, 190억원 가량을 추가 회수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 현재 각 펀드의 만기가 4~6년 이상 남은 점을 고려하면 당장 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일엠앤에스가 올해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 요인이 충분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이 회사의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48억원, 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9.0%, 영업이익은 무려 601.5% 급증했다. 순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마이너스(-)78억원에서 6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투PE 등 초기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원금 이상의 회수 실적을 기록해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향후 펀드 실적을 감안하면 엑시트는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엠앤에스 실적 자체는 좋은 만큼 향후 주가가 반등하기를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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