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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자회사 물적 분할 후 쪼개기 상장 '뭇매'
LS그룹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주가 반토막, 주주들 불만 극대화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0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LS전선이 또 다시 물적분할 자회사인 LS이브이코리아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정작 LS전선은 10년째 IPO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피해보고 있지만 자회사들은 모회사의 지분가치가 희석됨에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LS그룹이 2008년 미국 수페리어에식스 인수 이후 M&A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최근 전선 사업과 2차전지 소재사업이 잘되면서 급작스럽게 IPO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주사 디스카운트와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 확대로 인한 불만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LS전선 자회사인 LS이브이코리아는 최근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IPO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2020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공모 절차에 들어갔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주식 시장 침체 여파로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LS이브이코리아는 2539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게 목표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기존 상장 준비했던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S이브이코리아가 상장하면 2016년과 지난해 상장된 LS전선아시아, LS머트리얼즈에 이은 LS전선의 세 번째 IPO 자회사가 된다. 아울러 KT로부터 인수한 LS마린솔루션(KT서브마린)을 포함하면 총 4번째다.


LS이브이코리아는 2017년 11월 LS전선의 하네스(전기차의 전기 신호를 각 부품에 전달하는 배선) 및 모듈 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된 법인이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물적분할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2022년 9월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자회사 IPO에 대해 규제를 진행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상장 규정에 '물적분할한 기업이 5년 이내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모회사가 기존 주주와 소통하는 등 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했음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LS이브이코리아는 물적분할한 지 5년이 넘은 만큼 해당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여전히 물적분할 자회사 IPO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물적분할 이후 투자 유치를 통해 우량 자회사로 거듭나도 그 과실이 모회사 주주에게 돌아가는 사례가 드물어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 모회사인 LS전선은 10년째 상장이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회사는 릴레이 상장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그룹의 '분할 상장'을 예로 들면서 '제2의 카카오'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S그룹의 물적분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22년 2월 LS일렉트릭(옛 LS산전)이 EV릴레이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반대가 컸다. 당시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물적분할로 LS ELECTRIC의 기업가치 훼손이 전망된다"면서 "발표한 상장 계획은 없지만 물적분할의 시점과 형태로 볼 때 상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LS이모빌리티솔루션도 물적분할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규제를 피해 상장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LS그룹 전체로 봤을 때 이러한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지분 가치 희석은 더욱 강화된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LS이링크 이외에도 LS MnM와 LS엠트론 상장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자회사 상장이 거듭날수록 LS의 주가는 더욱 하방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LS는 자회사 실적 부진과 더불어 자회사 상장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급락 중이다. 최근 1년간 최고가는 19만4800원까지 찍었으나 현재 8만5000원대 수준으로 반토박이 났다. SK증권은 목표 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5만원으로 11.8% 하향 조정했다. 구리가격과 환율 하락, 비수기, 매출 선인식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디스카운트의 영향도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LS는 자회사들이 FI(재무적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을 때 IPO 시기를 정해놓은 상태로 계약을 맺거나 투자 시기가 오래 돼 투자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S이브이코리아가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2대 주주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때문이었다. 상장을 철회하면서 결국 LS전선이 전량 지분을 매입했다. LS MnM 등도 FI들과 IPO 약정 기한이 있어 더 이상 미루기도 쉽지 않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LS가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상장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LS도 자회사들이 투자 조건으로 상장 시기를 정해놔서 그때까지 상장을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LS그룹이 자회사 상장이 결국 투자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승계를 위한 큰 그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S그룹은 자회사를 상장한 뒤 사촌 간 지분스왑이나 매각 등을 통해 지배력을 높일 전망이다. 자회사를 상장해 그룹 전체의 몸값을 키우고 주식 교환 작업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오랫동안 LS전선의 상장을 기다려온 투자자들은 자회사의 투자계약, LS그룹의 이해 관계 등으로 인해 결국 엑시트를 못하고 피해만 보고 있다"며 "LS주가 하락으로 LS전선 장외주식도 급락하면서 엑시트의 기회를 놓치고 하염없이 상장만 기다리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S전선 관계자는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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