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설립하려던 배터리 리사이클 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까지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올해 말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악화와 폐배터리 수요 부족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엔솔은 현지 관련 기업들과 협의 중이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단 입장을 밝혔다.
LG엔솔과 화유코발트는 2022년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2023년 8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올해 말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합작법인 설립 직후 공장 착공에 나섰다. 당시 LG엔솔은 폐배터리 시장의 잠재성장률이 높고, 리사이클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면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공장이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처리 공정,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처리 공정 모두 가능하게 설립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208억달러(한화 약 29조722억원)에서 연평균 17%씩 증가해 2040년에는 2089억달러(292조213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해 LG엔솔의 사업다각화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이 악화됐고, LG엔솔이 투자 시점 조정에 나서며 배터리 리사이클 공장의 양산 시점도 2026년 이후로 밀리게 됐다. 더불어 폐배터리의 양이 많지 않다는 점도 한몫 거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폐배터리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충분한 폐배터리가 모여야 한다"며 "그 시점은 2028년 이후, 본격화되는 건 2030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명 LG엔솔 사장이 지난 1일 배터리의 날 행사에서 업황 반등이 내후년으로 전망한 것을 감안하면 배터리 업계가 다시 살아나는 시점에 폐배터리 사업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LG엔솔은 전처리와 후처리 과정의 공정을 위해 관련된 업체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으며 사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폐배터리 양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사업성 분석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화유코발트와의 합작 공장은 중단된 게 아니고 계속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며 "폐배터리 시장 등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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