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1조 풋옵션 임박, 백기사로 '메리츠' 물망
연말까지 쓱닷컴 FI 지분 제3자에 넘겨야…TRS 유상증자 검토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신세계그룹이 연말까지 쓱닷컴(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30%를 제3자에게 넘겨야 하는 가운데 누가 백기사를 자처할지 주목된다. 쓱닷컴 실적 부진으로 실질적인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메리츠증권 등 다수 금융사들이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쓱닷컴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연말까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이 보유한 쓱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30%)를 사들일 제3의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 만약 매수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신세계그룹은 이들의 투자금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 투자금을 고려한 상환액은 1조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앞서 어피니티와 BRV캐피탈은 2019년과 2022년 두차례에 걸쳐 쓱닷컴에 총 1조원을 투자했다. 다만 쓱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요원해지면서 이들은 투자금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투자 당시 이들은 쓱닷컴이 2023년까지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경우 신세계 그룹이 FI 지분을 되사는 풋옵션 조항을 설정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풋옵션 조건을 두고 신세계 측과 FI 간의 갈등이 촉발됐다. 신세계 측은 총 거래액을 달성했다고 주장한 반면 FI는 상품권 판매 등 중복계상 문제를 거론하며 풋옵션을 요구했다. 그러다 신세계그룹이 연말까지 FI 지분 30%를 제3자에게 매도해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합의하면서 풋옵션 갈등은 일단락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등 다수 금융사들이 쓱닷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TRS 거래를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꼽았다. 이를 고려하면 금융사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신세계그룹과 TRS 계약을 맺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TRS는 계약 상대방 대신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입하는 대가로 수수료(이자)를 받는 파생금융거래 기법이다. 대신 지분가치 변동으로 인한 수익·손실 등은 모두 상대방에게 이전한다. 즉 증권사는 신세계그룹 대신 쓱닷컴 지분을 매입해 이자를 챙기지만 쓱닷컴 가치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는 신세계 측의 몫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쓱닷컴 풋옵션을 해결하기 위해 메리츠증권 등 다수 금융사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쓱닷컴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세계그룹이 FI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FI 지분을 되사갈 제3의 투자자를 물색하는 대신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쓱닷컴의 실적 부진으로 IPO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쓱닷컴은 매년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쓱닷컴 풋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부터 은행권이나 증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며 "현재 자금조달 방식이나 세부적인 이자율 등은 계속 논의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규모가 큰 만큼 다수 금융사들이 딜에 참여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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