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보령이 추진 중인 유상증자(유증)가 김정균 대표이사의 향후 행보에 발판이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약품 생산 및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한 기존 사업의 확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든든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김 대표 개인적으로는 보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며 후계구도를 완성했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이달 4일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증을 결정했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809만7207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9670원이다. 납입일은 11월13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29일이다.
회사는 이번에 확보하는 유증 대금을 시설 확충과 타법인 증권 취득에 각각 500억원, 운영자금으로 75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제약사업 강화를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 ▲전략적 필수 의약품 확보, 공급, 유통 사업 확장 ▲장기적인 국가 및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유증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번 유증에 김정균 대표의 개인회사인 보령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보령파트너스의 지분 8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 주식도 그의 가족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증이 완료되면 보령의 발행주식 총수는 6869만주에서 8678만7207주로 늘어난다. 이 때 김 대표와 그의 모친 김은선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기존 1.2%에서 0.9%, 10.4%에서 8.2%로 감소한다. 반면 보령파트너스가 20.9%(1809만7207주)의 지분을 확보하며 보령홀딩스(29.4%, 2548만4748주)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다. 결국 김 대표가 20% 이상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나아가 보령홀딩스를 통한 보령의 지배력도 건재할 전망이다. 보령홀딩스는 이번 유증으로 지분율이 기존 37.1%에서 29.4%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보령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게 된다. 보령홀딩스의 지분율은 김은선 회장이 44.9%, 김 대표가 22.6%다. 산술적으로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를 통해 6.6% 상당의 보령 지분을 보유하는 셈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도 김 대표의 지배력을 일부 끌어 올릴 전망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자사주는 282만4290주다.
보령파스너스가 보령 유증에 참여한 자금은 올해 6월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대금으로 관측된다. 보령파트너스는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 등에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80%를 약 3200억원에 팔았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한 보령파트너스가 이번 증자에 홀로 참여하며 보령에 대한 김 대표의 지배력을 대폭 키웠다는 분석이다.
보령이 2022년부터 추진 중인 'Humans In Space' 사업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이후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인류의 우주 장기체류에 핵심적인 인프라와 우주의학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미래의 캐시카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정균 대표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시장 선점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견고한 재무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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