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금성자산 103조 활용해 위기 돌파
전년 동기 대비 현금성 자산 10조원 증가, 순현금도 3개 분기 연속 증가세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9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1년 만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0조원 늘어난 103조원을 기록하면서 '위기론' 극복을 위한 현금 실탄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100조원대가 깨졌지만 올해 2분기 다시 100조원대를 탈환하면서 인수합병(M&A), 반도체 투자, 연구개발(R&D) 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내년 상반기부터는 반도체 재고 소진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보유 현금을 바탕삼아 위기 극대에 본격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3조7765억원이다. 직전 분기 100조7955억원 대비 약 3조원, 전년 동기 93조1029억원 대비 10조원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상반기에만 9조원 가량의 현금성자산을 쌓았다. 3분기도 당초 기대 대비 실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선방하면서 3조원을 쌓아 올해만 총 12조원의 현금을 늘렸다. 지난해 2분기말 97조1252억원으로 100조원 선이 깨졌지만 투자자산 매각과 DS(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으로 다시금 100조원대를 넘어서면서 증가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 현황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86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3조원 대비 3조원 이상 늘어났다. 2022년 순현금을 104조원이나 보유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3개 분기 연속 늘어나며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올해 시설투자 총 금액이 5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53조1000억원보다 늘어난 상황에서도 순현금은 늘고 있다. 내년에 파운드리 투자 집행이 축소될 예정이고 메모리 역시 시황과 연계해 탄력적인 설비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에 효율적인 투자 기조 속에서 현금 흐름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이외 부채비율은 27%, 차입금비율은 4% 수준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단기차입금은 16조9319조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한 매출 팩토링이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현금을 받는 차입 거래를 통해 이를 리스크 헷지(Risk Hedge) 한다.


3분기 운전자본은 85조1870억원으로 직전분기 86조1142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전년 동기 79조8649억원 대비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최근 반도체 재고 자산이 줄어들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서서히 줄고 있다. 내년에 레거시 반도체 제품 재고가 감소해 재조 가산이 30조원대로 떨어지면 운전자본도 50~60조원 수준으로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00조원대 현금성 자산을 대형 M&A(인수합병)에 관심이 크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M&A는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다"며 "조만간 주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DS부문 조직 재정비 등으로 인해 대형 M&A와 같은 파급력이 큰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삼성전자 '위기론'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대형 M&A를 통한 분위기 반전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기업 인수 등으로 위기론을 씻어낼 가능성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만큼 일부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재무 안정성과 100조원의 든든한 현금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 활동과 반도체 기술력 회복으로 위기설을 극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