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오피스 대어로 꼽혔던 '디타워 돈의문'이 당초 예상했던 9000억원에 미치지 못한 매매가격에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핵심 임차인인 DL그룹이 내년 임대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가격을 일부 조정한 결과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NH농협리츠운용은 디타워 돈의문을 8953억원, 3.3㎡(평)당 3432만원 수준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초 거래 협상 초기의 3.3㎡당 3460만원대보다 30만원 정도 낮아진 금액이다. 전체적으로는 78억원 가량 금액이 깎였다. 핵심 임차인인 DL그룹이 내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가격을 일부 조정해서다.
디타워 돈의문은 연면적 8만6267㎡,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로 2020년 6월 준공된 오피스빌딩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 펀드를 통해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거래금액은 6557억원이었다. 마스턴측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4년만에 2396억원의 차액을 거둬들이게 된다.
양측은 오는 11월 양해각서를 종료하고 소유권 이전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디타워 돈의문' 거래 과정에서 인수자인 NH농협리츠운용은 다소 딜레마가 있었다. 건물 소유 펀드의 최대 출자자와 인수자가 모두 농협 계열이기 때문이다.
디타워 돈의문은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 펀드에 자산이 담겨 있는데 이 펀드의 최대 투자자가 농협중앙회(50%)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를 지배하고 있고, 농협금융지주가 NH농협리츠운용과 같은 다수의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NH농협리츠운용은 농협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이 때문에 NH농협리츠운용이 디타워 돈의문을 저렴하게 매입할수록 펀드의 최대 출자자인 농협중앙회의 수익률은 떨어지게 되는 구조다.
DL그룹 역시 비슷한 딜레마가 있다. DL그룹도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 펀드의 28.33%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때문에 디타워 돈의문의 매각가격이 낮아질수록 수익이 떨어진다.
DL그룹은 디타워 돈의문 내 임차 비중이 70%를 넘는 핵심 임차인이다. DL그룹이 임차를 하지 않고 사옥을 옮기게 된다면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 펀드를 운용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DL그룹도 향후 지불할 임대료와 매각 당시 평가될 건물의 가치를 두고 저울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DL그룹은 내년 말까지만 디타워 돈의문을 임차하기로 하고 추가 2년 연장은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디타워 돈의문은 NH농협리츠운용의 펀드에 담을 예정이다. 펀드명은 NH오피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2호부동산펀드다. NH농협금융 계열사가 출자해 자금을 채우고 부족분은 담보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매도자와 매수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가지고 있다보니 크게 가격조정을 하지 않고 협상이 마무리된 것 같다"며 "딜클로징은 이르면 내달 중순 늦어도 연내는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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