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자산관리대부금융그룹 도약? 지배구조 밑그림 그린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빛자산관리대부(한빛대부)가 중간 지주사격인 HB홀딩스그룹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 지배구조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양새다. HB홀딩스그룹이 최근 품에 안은 HB저축은행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향후 참엔지니어링과 참저축은행 간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실채권(NPL) 추심시장 선두 기업인 한빛대부가 금융업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업과 금융업의 시너지 효과로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양은혁 회장(80%)과 배우자 이서연 씨(20%)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빛대부는 2020년 HB저축은행 지분 99.8%를 보유 중이던 ES큐브를 인수했다. 당시 한빛대부는 ES큐브 지분 32.2%를 741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지에프금융산업제1호주식회사(지에프1호)를 통해 납입했다. 지에프1호는 지에프금융산업1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에프금융산업1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한빛대부가 최대주주(지분율 86.6%)다. 이를 통해 '양은혁 회장→한빛대부→지에프1호사모투자합자회사→지에프1호→ES큐브→HB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양 회장이 이처럼 복잡한 인수구조를 짠 것은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심사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소유에 대한 우려가 컸던 탓에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빛대부가 사모펀드(PEF)를 활용해 저축은행을 우회 인수하면서 적격성 심사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저축은행 인수가 목적이었던 한빛대부는 이후 ES큐브 매각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HB홀딩스그룹은 지에프1호와 별개로 HB저축은행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한빛대부의 100% 종속회사인 HB홀딩스그룹은 HB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계속 늘리더니 지난해 말 기준 46.7%까지 끌어올렸다. 당초 한빛대부는 ES큐브 매각 대금으로 ES큐브가 보유 중인 나머지 HB저축은행 지분(49.6%)을 모두 인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매각 실패로 무산됐다.
최근 HB홀딩스그룹은 HB저축은행 지분 확보 작업을 재개했다. HB홀딩스그룹은 지난 9월 HB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9.2%를 확보했다. 그 결과, 보유한 HB저축은행 지분율이 58.6%로 상승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ES큐브의 보유 지분율은 49.8%에서 38.6%로 하락했다.
한빛대부는 2022년 3월 참저축은행도 인수했다. 당시 HB홀딩스그룹이 지분 97.6%를 보유 중인 에이치비씨신기술투자조합이 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참엔지니어링 지분 26.2%를 인수했다. 참엔지니어링은 참저축은행의 지분 85.8%를 보유 중이다.
이로 인해 '한빛대부→HB홀딩스그룹→에이치비씨신기술투자조합제→참엔지니어링→참저축은행'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HB홀딩스그룹을 중심으로 한 차례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HB홀딩스그룹은 지난해 10월 참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를 취득, 최대주주(지분율 30.64%)에 올랐다. 에이치비씨신기술투자조합의 참엔지니어링 보유 지분율은 18.85%로 하락했다.
ES큐브와 HB저축은행 사례를 볼 때 참엔지니어링과 참저축은행도 분리한 뒤 참저축은행만 HB홀딩스그룹 밑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목할 점은 참엔지니어링 매각 여부다. 금융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한빛대부 입장에서는 ES큐브와 마찬가지로 매각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참엔지니어링-참저축은행 간 연결 고리를 끓고 매각을 추진하기까지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S큐브 매각도 이뤄지지 않은데다가 당장 참엔지니어링 매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참저축은행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참엔지니어링이 보유 중인 지분을 HB홀딩스그룹이 인수해야 하는데 자금부담도 만만치 않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빛대부가 HB홀딩스그룹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참저축은행만 분리해 HB홀딩스그룹 밑으로 편입시키게 되면 금융그룹으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그림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참엔지니어링을 인수할 원매자가 나오지 않으면 (실제 연결 고리를 끊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당장 참저축은행까지 떼어내는 그림은 그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