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이 마지막 고비를 넘었다. SK E&S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부터 해소해야 하는데, 최근 신규 계약을 체결해 RCPS를 재발행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KKR의 인수 금융 대주단으로부터 RCPS 조건 변경에 대한 동의를 받아 최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RCPS는 채권처럼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전환권, 회사 청산이나 배당 시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권을 가진 주식이다. 앞서 KKR은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3조1350억여 원을 SK E&S RCPS에 투자했고, 이 중 2조원 이상을 인수 금융으로 조달했다. 대주단은 KB국민은행, KDB생명, D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생명 등 총 17개사로 구성됐다.
SK E&S는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KKR의 동의를 받아 기존 RCPS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RCPS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 하에 중간 지주사인 E&S시티가스와 E&S시티가스부산을 신설, 그 아래 7개 도시가스 자회사를 넣고 중간 지주사들이 KKR과 RCPS 계약을 다시 체결하도록 했다.
당장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SK E&S의 상황을 고려해 신설 법인이 RCPS를 승계하게 한 것이다. 새로 발행한 RCPS의 조건은 기존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기 상환일 등도 유지됐다. 다만 계약 주체가 달라 변경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
SK E&S가 지난 17일 만기가 일주일인 초단기 회사채를 2조8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도 기존 RCPS 대금을 일시적으로 갚기 위한 차원이다. 이후 RCPS 재발행을 통해 상환할 전망이다.
앞서 시장에선 지난 7월 이번 합병 추진이 공식화된 직후부터 SK E&S의 RCPS 처리에 이목이 집중됐다. 합병에 따른 RCPS 계약 변경이나 대금 상환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KKR, 대주단과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합병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KKR이 지원에 나서 대주단 전원의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11월 1일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법인이 'SK이노베이션 E&S'란 새 이름으로 출범하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의 합병이며, 각 사의 핵심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종합 에너지 설루션 회사'로 거듭나겠단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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