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한 것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에 특화된 LCC라는 점에서 대명소노그룹이 국내 항공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통합 대한항공' 출범 후 대형항공사(FSC) 단일 체제가 될 국내 항공시장에서 '제2의 아시아나' 역할에 나설 지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에어프레미아 3대 주주 등극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20일까지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에비에이션 제1호 유한회사'(JC에비에이션 제1호)의 지분 50%(2억4407만773주)를 472억원에 인수키로 하면서다. JC에비에이션 제1호는 사모펀드(PE)인 JC파트너스가 GP(운용사)를 맡고 있는 SPC(특수목적법인)다.
에어프리미아 지배구조는 작년말 기준 JC에비에이션 제1호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설립한 AP홀딩스(30.42%) 다음으로 많은 26.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인 13.48%의 에어프레미아 지분이 소노인터내셔널로 이관되면서 3대 주주인 박봉철 코차이나 회장(13.43%)를 근소하게 앞서게 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노인터내셔널은 머잖아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 지위를 꿰찰 전망이다. 2025년 6월 이후 JC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의 잔여 지분 50%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갖고 있어서다. 사실상 JC파트너스는 엑시트를 선언한 셈이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서 대명소노그룹은 불과 몇 달 만에 항공사 두 곳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8월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하며 2대 주주 타이틀을 얻었다. 티웨이항공 보유 지분은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또 다른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10%)으로 양분돼 있다. 티웨이항공 지분 취득 역시 기투자자인 사모펀드(JKL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향후 대명소노그룹이 이들 항공사에 대한 지배력을 키워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엑시트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아닌 이상 2대 주주에 머무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명소노 2세'인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에게 항공업이 오랫동안 품어온 숙원사업이라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 한다. 실제로 서 회장은 지난 2011년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 인수합병(M&A)에 참전을 저울질 한 바 있다.
서 회장이 13년 만에 항공업 투자에 나선 것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 후 2년 안으로 자취를 감추게 될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노린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적인 LCC와 다르게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시아권 뿐 아니라 유럽과 미주 노선을 오갈 수 있어 합병시 FSC에 걸맞은 위용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에 중복 되는 4개의 유럽 노선(독일 프랑크푸르트‧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스페인 바르셀로나)을 넘겨받았다. 또한 에어프레미아는 미국의 뉴욕, LA(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가 주력 취항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에 대한 경영권 확보 의지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게 되면 유럽과 미주 여행시 선택할 수 있는 국적기가 한 곳 밖에 없게 되는 만큼 티웨이, 에어프레미아 합병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체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국내 항공 시장의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을 항공업에 진출할 수 있는 최적기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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