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서 약 5%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소한 발행주식의 6.96%를 인수하겠다던 당초의 계획 대비 모자라지만 ㈜영풍과 함께 과반에 가까운 의결권을 확보했다. 공개매수 비용 역시 처음 계획했던 2조5000억원 대비 크게 절감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6호 펀드의 자회사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1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110만주를 청약 받았다. 이는 고려아연 발행주식(2070만주)의 5.32%에 해당한다.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한 ㈜영풍은 0.02%에 해당하는 3653주를 매수했다.
MBK파트너스가 확보한 5.32%의 지분은 지난 9월 13일 회사가 계획한 최소 매수 수량(6.96%)보다 1.64%포인트 모자란 수량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지분율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났다. 과반에 못 미치는 지분율로 현재 고려아연 자사주(2.4%), 경원문화재단(0.04%) 등을 제외한 의결권 지분율은 39.4%로 소폭 상승한다.
다만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최대 목표 수량 17.5%(베인캐피탈 수량 제외)를 취득해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의결권 지분율은 48% 수준까지 치솟는다. 과반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확보해 향후 주주총회에서 치를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로 과반 수준의 의결권을 확보한 동시에 그동안 지적 받던 이자비용 부담 역시 덜게 됐다. 회사는 NH투자증권과 공개매수 자금 조달을 위해 1조5785억원의 자금을 연 최소 5.7%의 금리로 차입 약정을 체결했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자금을 포함해 청약 대금을 납입하면 최소 8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 결과를 확정하면서 납입금은 계획하고 있던 금액 2조5141억원 중 9173억원만 지출하게 됐다. 그간 지적 받던 막대한 이자비용 논란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평가다.
이로써 지갑 사정이 비교적 여유로워지면서 향후 추가 지분 확보에 사용할 재원도 조달이 수월해졌다. 공개매수로 아낀 자금을 장내 매수 또는 블록딜로 돌려 고려아연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 경쟁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승기를 잡은 건 향후 진행할 주주총회 등에서의 표 대결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 이사진 선임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앞으로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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