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교보증권이 기업공개(IPO) 조직 강화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확대로 대폭 힘을 실었지만,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까닭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주관 계약을 통해 상황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IPO 시장에서 천연 바이오 소재기업 제이투케이시스템즈와 교보11호스팩의 스팩합병 1건만을 성공시켰다. 총공모가액은 152억원, 인수수수료는 3억원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지난 2021년부터 'IPO 강화'를 외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고 평가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2015년 엑셈, 2016년 바이오로그디바이스, 2018년 나무기술, 2020년 벨로프 등 매년 스팩합병 레코드를 한 건씩 쌓아왔다. 이 때문에 올해 달성한 1건의 스팩 합병을 '실적 향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은 2021년 IB 사업부를 기존 2부문 5본부 체제에서 1부문 4본부 체제로 개편하고, 과거 NH투자증권에서 ECM 실무를 맡았던 오세민 상무를 신설된 ECM본부의 수장으로 영입하며 IB 강화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5명 내외였던 ECM 인력도 18명으로 확대됐다.
특히 3연임에 성공한 박봉권 교보증권 각자대표가 IPO 부문 강화를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컸다. 박 대표는 이전까지 자산관리(WM) 사업부를 총괄하며 교보증권이 지난 2021년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1433억원)을 달성할 수 있게 한 주역이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조직 강화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토마토시스템 IPO 주관을 맡았던 것을 제외하면 실적은 정체됐다. 같은 해 교보10호스팩과 합병한 코스텍시스를 포함하면 총 2건을 주관하며 5년 새 가장 많은 트랙레코드를 올렸지만 오 상무가 지난 2022년 말 10건 이상의 IPO 주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추가 상장 역시 요원한 상태다. 교보증권은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엔더블유시의 IPO를 지난 11일 철회했다. 최근 거래소의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상장 기준이 강화되며 매출과 성과 등에 대해 견해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 4월 상장예심을 청구한 알에프시스템즈 역시 아직 스팩 합병에 대한 승인이 나지 않고 있어, 올해 안에 추가 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최근 IPO 강화에 나선 중소형사들은 가시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에스앤디 상장 이후 3년 만에 씨메스를 통해 IPO 트랙레코드 달성을 앞두고 있다. 만약 지난 7월 상장예심을 청구한 앰틱스바이오까지 올해 안에 상장에 성공한다면, IPO 주관 기록을 2건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티이엠씨 IPO 주관에 성공하며 10년만에 단독주관 레코드를 달성한 이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상장에 성공한 이에이트와 더불어, 지난 8월 예심 승인을 받은 셀로맥스사이언스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교보증권으로서는 2022년 상장 주관계약을 맺었던 군수용 2차전지 기업 탈로스의 상장 주관이 무산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상장이 수월하게 진행됐다면, 방산·2차전지 분야 트랙레코드 확보로 향후 상장이 예상되는 많은 관련 기업들의 상장 주관을 맡을 기회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탈로스의 상장 주관사는 DB금융투자로 변경된 상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우량 기업들을 위주로 자문 등을 제공하며 IPO 주관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작게나마 자기자본(PI)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이라며 "하반기에 준비 중인 주관계약 건들이 있는 만큼, 조직 강화의 결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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