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북한의 강철비를 방어할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 올해 말 총 4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최대 수혜자는 LAMD를 비롯한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의 '눈'인 레이다를 제작하는 한화시스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이 올 연말 LAMD 체계개발을 위해 4800억원 규모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한화시스템이 LAMD에 탑재할 레이다 체계개발 사업을 올해 말 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LAMD의 경우 탐색개발이 끝나고 있고, 내년부터 약 4년간 체계개발을 진행한 후 전력화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2년 1600억원의 규모의 LAMD 탐색개발 레이다 시제 사업을 발주했고, 당시 한화시스템은 전체 사업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12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더불어 같은 날 LIG넥스원은 113억원 규모의 탐색개발 체계종합 계약을 맺었다. 탐색개발은 연구개발(R&D)의 첫 단추로, 본격 개발 단계인 체계개발의 전 단계다. 체계개발은 양산 예정 무기를 개발하는 만큼 설계 뿐만 아니라 시제품 제작을 포함하며, 개발·운용시험 평가도 거친다. LAMD 탐색개발 계약이 모두 지난 7월까지였던 데 따라, LIG넥스원의 체계개발 사업 수주도 한화시스템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AMD는 북한의 장거리포와 방사포로부터 국가 중요·보안 시설을 수호할 미사일 방어체계를 2022년부터 오는 2033년까지 2조8900억원을 투입해 국내 개발, 양산하는 사업이다.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지만 빠른 속도로 퍼붓는 수백 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해야 한단 점에서 산발적이고 간헐적인 사격에 대응하는 아이언돔보다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LAMD는 ▲요격 미사일 ▲발사대 ▲레이다 ▲교전 통제소 등으로 구성되는데, 핵심은 한화시스템이 만드는 다기능 레이다(MFR)이다. 레이다 경우 미사일 킬러로 잘 알려진 '패트리엇'의 뜻이 요격용 위상 배열 레이다(Phased Array Tracking Radar to Intercept On Target)'일 정도로 지대공 유도무기에서 가장 주요한 자산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당사가 ADD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다표적 동시 교전 MFR'은 동시 다발로 쏟아지는 다연장 로켓(MLRS)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추적, 요격할 수 있어 국내 주요 핵심 시설을 촘촘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유사 무기인 아이언돔보다 우수한 탐지 및 추적 성능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수 표적이 좁은 영역에 군집해 진입하더라도 이를 개별적으로 식별 가능하고, 표적 요격으로 발생한 파편과 실제 로켓 표적도 분류할 수 있어 복잡하고 긴박한 전장 환경에서도 안정적 운용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북한 등 적의 LAMD 개발 규모 역산과 사거리 확대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 MFR의 자세한 스펙은 밝히지 않고 있다.
LIG넥스원은 체계 종합을 담당하는 한편, 요격 미사일과 교전 통제소를 납품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1월 구미 사업장에 LAMD 전용 조립·점검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기도 하다.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요격 미사일은 북한의 240mm 및 300mm 방사포에 특화된 형태로, 현재 전력화되고 있는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 '해궁' 기반이다. 해궁 경우 1발당 가격이 10억원 수준이지만, 방위사업청이 '저가' 요격 미사일을 주문한 만큼 특히 가격 낮추기에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단시간에 날아오는 다량의 포탄을 빈틈없이 방어해야 하므로 정교한 교전 통제 기술, 다양한 구성품을 연동하고 통합해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등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LAMD의 발사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한다.
중요한 점은 체계개발이 양산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란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체계개발 업체가 양산 사업도 수주하는 게 보편적"이라며 "체계개발 사업 수주 시 물리적 여건상 다른 업체가 경쟁입찰로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식"이라고 언급했다. 총 사업비가 3조원에 달하는 LAMD 경우 양산에만 2조원 이상이 들어갈 전망이다.
한편 방사청과 방산업계는 LAMD가 전력화되면 'K-방산'의 신화를 잇는 효자 수출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를 다수 도입한 중동에서 아직 개발 단계인 LAMD 등 국산 방공 미사일에 지속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