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강자' 칼립스캐피탈, 제2의 더함파트너스 될까
2400억에 서린컴퍼니 인수, 1년만에 8000억 매각 노려…화장품 M&A 호황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0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쳐=서린컴퍼니 홈페이지)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설립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립스캐피탈'이 화장품 제조사 서린컴퍼니 매각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도 화장품 기업만큼은 K-뷰티 영향으로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만 하더라도 국내 PEF 더함파트너스가 1년 만에 티르티르를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의 2배 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최근 서린컴퍼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서린컴퍼니 지분 100%로 매각 희망가는 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컨소시엄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후 잠재적 인수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린컴퍼니는 '독도토너'로 유명한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랩을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사다. 해당 제품은 올리브영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 플랫폼에서 상위권에 랭크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서린컴퍼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1.8%(573억원→1156억원), 152.2%(219억원→553억원)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칼립스캐피탈 컨소시엄은 서린컴퍼니 지분 100%를 24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당시 메리츠증권과 조성한 프로젝트펀드로 1400억원을 투입했으며 나머지 자금(1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 우리금융캐피탈, 하나캐피탈, 제이비우리캐피탈 등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일으켜 조달했다. 인수 시기를 고려하면 1년만에 조기 엑시트에 나선 셈이다.


칼립스캐피탈은 지난 2022년 5월 설립한 신생 프라이빗에쿼티(PE)다. LG전자 출신의 이혁 대표와 삼일PwC 출신의 이문섭 부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서린컴퍼니 인수는 이 회사가 처음으로 완료한 딜이었다. 당시 설립한 지 1년밖에 안된 신생 PE가 2000억원대 중견급 바이아웃 딜을 성사시키면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회사 인수 후 칼립스캐피탈은 기존 공동대표가 회사를 이끌도록 맡기는 뚝심을 보여줬다. 여기에 CFO를 새롭게 영입해 비효율적인 비용 등을 절감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에 지난해 서린컴퍼니의 매출원가율은 30.7%로 전년 대비(34.7%) 4.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 역시 27.0%에서 21.5%로 5.5%포인트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칼립스캐피탈의 첫 엑시트 성과에 쏠리고 있다. 최근 K-뷰티 열풍으로 업계 호황이 이어지는 덕분에 화장품 M&A 시장이 활발한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올해 들어 모건스탠리PE가 메디필, 더마메종 등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킨이데아'를 인수한데 이어 지피클럽이 색조화장품 전문기업 '코디'를 품에 안았다.


업계 훈풍에 올라타 빠르게 엑시트에 성공한 PE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티르티르에 투자한 더함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890억원을 투입해 사들인 티르티르 경영권 지분을 올해 4월 '조선미녀'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당시 더함파트너스가 1500억원에 엑시트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한 지 7개월 만에 2배 가까운 수익을 거둔 셈이다.


칼립스캐피탈이 계획대로 8000억원 수준에 매각을 성공한다면 투자 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칼립스캐티팔이 희망하는 수준의 성과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화장품 시장이 호황이긴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엑시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몸값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이 해외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기업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업계 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인수희망자는 적절한 가격에 기업을 사들여 밸류업할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라운드랩은 분명 매력적인 브랜드이긴 하지만 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몸값이 비싸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예비 입찰의 경우 인수 후보자들이 숏리스트에 오르기 위해 매도자 측에서 희망하는 가격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본 입찰에 들어가 실사를 진행하면 가격이 깎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린컴퍼니 역시 칼립스캐피탈이 희망하는 가격에 예비입찰을 진행하더라도 본 입찰에 들어가면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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