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적분할종합방산기업 목표 에어로스페이스, 한발 더 다가섰다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최근 K-방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방산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시스템, 한화오션과의 협업은 물론, 빠른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중요해진 까닭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적분할로 지상과 해양은 물론, 우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월 29일부터 9월 26일까지 인적분할로 거래가 중지된 후 지난 9월 27일 재상장 됐다. 이번 인적분할로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였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신설지주회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으로 적을 옮기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두 회사만 자회사로 남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은 방산 산업의 성장성과 무관치 않다. 상반기 실적만 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6% 증가한 2조6286억원의 매출과 56% 늘어난 33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K9자주포, 다연장 로켓포 '천무' 등의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폴란드와 2조2526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현재 수주잔액이 3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분도 방산 사업을 강화하게 된 배경이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태양광 모듈 공급 과잉 등으로 올 상반기 매출액은 5조5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5% 줄었고, 32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해진 한화그룹 입장에선 전략적으로 방산 사업을 키우기 위해 협업을 강화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로 방산사업의 구조가 일원화 됐다"며 "경영효율화는 물론, 의사 결정 역시 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결정한 이후 이 회사 손재일 대표를 한화시스템에 겸임시킨 것도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의 협력 체계 강화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시 큰 힘이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방산 사업의 핵심인 필리조선소 인수에도 함께 나선 만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함정 시스템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의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최근 세계 함정 시장에서 시스템 통합 및 제조 등 첨단 방산 기술 업체가 중요해진 만큼 두 회사의 협력이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한화그룹 측의 입장이다. 필리조선소의 지분은 한화시스템 60%, 한화오션이 40%를 보유할 예정이다.
나아가 잠수함분야에서의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의 협력도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 분야의 강점이 있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잠수함 전투체계와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추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인적분할 후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방산분야는 아니지만 자회사인 한화오션이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회사인 다이나맥 홀딩스를 인수할 때 5699억원을 대여해줬다. 나아가 지난 9월 25일 추진장약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667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업 구조개편이 마무리된 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수출 중심으로 방산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천궁 등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6월말 기준 수주잔액은 30조3000억원인데, 그 중 68%(20조6000억원)가 수출 물량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는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방산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지상과 해양, 우주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며 "방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제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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