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미래에셋證, 산일전기 지분투자로 웃었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 IPO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데 이어, 대규모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산일전기 IPO 주관 과정에서 지분을 매입한 덕분에 상당한 차익 실현이 기대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산일전기 IPO 주관 당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구주 양수 형태로 산일전기 주식 26만4300주(공모 전 지분율 기준 1.1%)를 매입했다. 산일전기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이 같은 투자를 단행했다는 게 미래에셋증권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산일전기 지분 평균 매입가는 1만1348원으로, 전일(7일) 기준 산일전기 주가가 4만7100원까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95억원가량의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만약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의무보유기간 해제 시점까지 주가가 유지된다면, 미래에셋증권은 산일전기 관련 딜로만 IPO 주관 수수료 50억원을 포함해 총 15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산일전기‧전진로봇건설 등 중형급 IPO 주관으로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른 미래에셋증권은 산일전기 PI 투자로 수익성 면에서도 확고한 존재감을 보이게 됐다. 특히 산일전기는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을 증명하며 상장 두 달이 지난 이날까지도 공모가(3만5000원)를 한참 웃도는 주가를 보이고 있어 추가 수익 실현도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IPO본부 산하에 IPO솔루션팀을 설치하며 PI 투자를 본격화했지만, 규모와 건수 면에서 타사에 비해 썩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타 대형사들이 그룹 계열사를 통해 비상장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한 뒤 이를 기반으로 주관업무를 따내는 방식을 택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업무를 맡은 기업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뒤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3월 포바이포(10억원)을 시작으로 플라즈맵(15억원), 윤성에프앤씨(20억원), 미르(10억원) 등에 투자했는데,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다소 적은 규모로 투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분투자를 진행한 기업 수도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3년(2022~2024년) 간 IPO를 주관한 36곳 중 7곳(증권신고서 기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산일전기 투자 성공으로 이러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최근 마녀공장과 부동산 등을 통해 성공적인 PI투자를 이룬 것과 비교해 'IPO 탑3 주관사'로서 다소 아쉬운 행보를 보였으나 이번 산일전기 투자로 경쟁사들과 다시금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산일전기 투자 성공을 계기로 PI투자를 더욱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PI투자를 진행한 닷밀(10억원), 클로봇(20억원) 등이 상장예심을 통과하고 현재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도 15조 규모의 기업가치가 기대되는 토스에도 IPO 주관업무를 맡음과 동시에 시리즈 G단계 투자에 참여해, 수익성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PI투자는 좋은 기업이 있다면 기회가 될 때마다 진행하려고 한다"며 "산일전기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의무보유기간 해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으로, 발행사와 블록딜 등에 대한 특별한 합의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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