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에코비트, 하반기 자문실적 가른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리그테이블은 에코비트 매각 딜의 클로징 여부에 따라 자문사들 실적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조 단위 딜이 흔치 않았던 M&A 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메가딜은 충분히 리그테이블 순위에 변동을 줄 수 있는 요인인 탓이다.
4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공표된 에코비트 매각 딜(2조700억원)은 4분기 중 잔금납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액만 2조700억원 규모로 연내 마무리만 된다면 올해 M&A 리그테이블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빅딜로 기록에 남게 된다. 올해 3분기 누적(1~9월) M&A 리그테이블에서 규모가 가장 컸던 딜은 홍라희‧이부진‧이서현 모녀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블록딜로, 총 2조7032억원에 달했다.
다만 홍라희‧이부진‧이서현 모녀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블록딜의 경우 기업경영과 무관하게 상속세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통 기업 M&A 성격 측면에서는 에코비트 매각 건이 가장 큰 규모의 거래라 할 수 있다.
에코비트 매각은 태영그룹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따른 경영정상화 작업의 일환이다.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마련한 자구책 중 하나였다.
에코비트 인수전에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 등 IMM컨소시엄을 비롯해 칼라일과 케펠인프라스트럭처 캐피탈파트너스 등 외국계 유수 사모펀드까지 참전하며 M&A 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결국 IMM컨소시엄이 에코비트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으며, 총 2조700억원에 에코비트 지분 100%를 사들이게 됐다. 이로써 에코비트는 폐기물 처리업체 중 역대급 규모의 M&A로 기록에 남게 됐다.
현재 에코비트와 마찬가지로 올해 진행 중인 재활용 플랫폼 업체인 KJ환경 매각 딜도 1조원대 빅딜로 알려졌다. 글로벌 순환경제 트렌드 속에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이 M&A 시장에서 높은 몸값이 책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에코비트 매각 건의 잔금납입이 연내 마무리된다면 재무자문과 법률자문, 회계자문 등 딜에 참여한 자문사들의 실적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 단위 빅딜이 드문 것을 감안하면 에코비트와 같은 메가딜 한 건 만으로도 실적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현재 에코비트 매각 딜에는 매각자 측 자문사로 외국계IB인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재무자문을,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삼정KPMG가 각각 법률자문과 회계자문을 맡고 있다. 인수자 측에는 재무자문에 BDA파트너스, 법률자문과 회계자문은 각각 율촌과 EY한영이 참여 중이다.
특히 법률자문 부문 순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M&A 법률자문 순위는 ▲김앤장(26조9583억원) ▲세종(12조7434억원) ▲광장(8조4990억원) ▲태평양(5조6778억원) ▲율촌(5조2027억원 등이 1~5위에 포진 중이다. 현재 율촌이 에코비트 인수자 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만큼 이 딜이 완료되면 2조원 규모의 자문실적을 쌓게 된다.
김앤장과 세종은 이미 3분기 누적 실적이 10조원을 넘어선 만큼 역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율촌보다 한 계단 위에 있는 태평양은 추격 가시권에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으로 충분히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
인수자 측 회계자문을 맡은 EY한영도 이 딜을 통해 큰 폭 자문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EY한영의 3분기 누적 자문실적은 총 3조4680억원으로 4위에 해당된다. 3위 딜로이트 안진(6조3878억원)과 약 2조9000억원 격차가 있지만 에코비트 자문실적 만으로 이 차이를 크게 좁힐 수 있다. EY한영은 2023년 리그테이블에서는 안진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자문사 관계자는 "공표는 지난 8월 이뤄졌지만 잔금납입을 통한 딜 클로징 시점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다만 많은 자문사들이 4분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연내 딜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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