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국내 시장, MBK 엑시트 충분히 소화 가능"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향후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울 것이라는 고려아연 측 지적에 대해 투자은행(IB) 업계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지분 전체 매각 외에 다양한 회수 방식이 존재하기에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도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지난 27일 코스피시장에서 전 거래일(71만3000원) 대비 0.28% 하락한 71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14조7200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중 26위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매수 성공 시 얻을 최대 지분율 14.61%를 적용하면 MBK파트너스가 보유할 고려아연 지분의 가치는 2조1506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PEF)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3~5년 동안 기업가치를 키워 매각한 차익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최대 5년 동안 지분을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소 1.5배 이상 성장해야 성과보수 인식이 가능하다. MBK파트너스가 최소 3조3000억원부터 엑시트를 추진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고려아연 측에서 문제 삼은 점은 MBK파트너스가 향후 엑시트를 진행할 때 고려아연 지분을 중국 등 해외자본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3조원 이상 성장해버린 회사 지분을 소화할 기관이 나타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중국 자본 매각 가능성을 강력히 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정부에 자사 이차전지 전구체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며 향후 중국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 역시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소화할 자본력이 충분하다는 반박을 내놓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전략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IMM PE가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엑시트다.
IMM PE는 올해 말로 다가오는 로즈골드 3호 펀드의 만기에 맞춰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1.4%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2016년 당시 우리은행 지분 6%를 4500억원에 인수하며 과점주주에 오르고 8년 만이다.
인수 후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꾸준히 오르며 올해 3월 보유지분 가운데 1.72%를 블록딜로 매각했고 이를 통해 약 1800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지난 7월 말 2.3%를 다시 매각했으며 26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각에선 고려아연의 엑시트 역시 IMM PE의 우리금융지주 엑시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영풍이 가진 MBK파트너스 취득 예정 지분의 우선매수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엑시트가 가능할 것"이라며 "시장은 그간 고려아연 지분이 매물로 나오지 않았기에 주목하지 않았을 뿐, 비교적 규모가 큰 편임에도 다양한 기관이 큰손으로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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