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에 눈독' 뮤렉스, 골프시장 침체 돌파 자신감
골프장 ERP업체 통해 각종 데이터 수집…"골프산업 성장 계속"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뮤렉스파트너스가 바이아웃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카카오VX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한풀 꺾인 것으로 평가 받는 국내 골프시장의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런 확신은 2022년 회사가 골프장 전산자원관리시스템(ERP) 운영 기업 두 곳을 인수하며 확보한 매출 데이터를 통해 얻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 경영권 지분(65.19%) 전량 인수를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 몸값으로 3000억원이 거론되고 있다. 전체 기업가치는 5000억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골프시장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투자 추진이 무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VX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471억원으로 전년(1777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 2022년 1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77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카카오VX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장 수요가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GfK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오프라인 골프클럽 시장은 7000억원 규모로 2022년 대비 10% 감소했다. 올해 1~5월에는 감소세가 더욱 커져 전년대비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4'는 "골프붐이 꺼지면서 20·30대 골프 인구가 이탈하고 신규 유입 골퍼가 줄면서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침체로 카카오VX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카카오VX와 골프장 관제사업 운영권을 두고 법정다툼까지 벌였던 스마트스코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511억원에서 633억원으로 늘었음에도 영업손실이 83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비용효율화 및 서비스 유료화에 나섰지만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이 심해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크린골프 업계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골프존 역시 영업이익이 줄며 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428억원으로 전년동기(3486억원) 대비 소폭 줄며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723억원에서 572억원으로 20.9% 감소했다.


시장이 불확실성으로 요동치고 있음에도 뮤렉스파트너스는 국내 골프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2022년 M&A로 출범시킨 그린잇을 통해 전국 골프장의 매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수도권과 부산·경남권 등 골프장 수요가 꾸준한 지역의 이용객 감소폭은 작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린잇이 최근 론칭한 골프장 실시간 예약 플랫폼 골라가.(출처=그린잇)

그린잇은 2022년 4월 뮤렉스서치3호투자조합이 골프장 ERP 운영 기업 이츠원과 무노스를 인수한 뒤 합병시킨 기업이다. 당시 뮤렉스서치3호투자조합(51%)과 야놀자(49%)가 공동 투자로 탄생시켰고 야놀자가 포트폴리오 정리를 위해 지분 전량을 뮤렉스서치3호투자조합에 넘기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출범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는 야놀자의 그린잇 주식 취득가액이 20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4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뮤렉스파트너스 관계자는 "2022년 전국 골프장 매출액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며 "2019년 전국 골퍼 수가 500만명이었다면 코로나19 확산 직후 골퍼가 90만명 늘어나며 호황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개인고객이 대부분인 호남 및 제주 권역 이용이 급감하며 이용객 30만명이 줄었지만 2019~2022년 60만명의 증가분이 유지되고 있다"며 "기업고객 중심으로 수요가 탄탄했던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용객 수가 유지된 덕분이다. 그간 골프장 수요 감소로 그린피 등 이용료를 낮춘 것이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을 뿐 산업의 성장세는 여전하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VX 지분 인수대금 전액을 인수금융 없이 프로젝트펀드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골프 관련 기업 등 다양한 유한책임투자자(LP)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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