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노랑풍선이 4년 연속 무배당 행보를 이어온 가운데 신규 투자와 배당 재개 사이에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최근 해외법인 신설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재원 조달에 무게를 싣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상반기 여행 수요 위축에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까지 겹쳐 적자 전환한 점도 배당 부담을 더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회사 재무상태에 맞춰 배당 재개 시점을 검토 중인 단계다. 앞서 올해 초에는 정관 개정을 통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연간 배당 계획 및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노랑풍선은 2019 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배당 총액 약 9억원)을 끝으로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노랑풍선이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후 배당을 실시한 횟수는 두차례에 그친다. 상장 첫해인 2019년에는 주당 370원(배당 총액 139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동종업계 경쟁사들과 달리 노랑풍선은 배당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노랑풍선을 제외한 하나투어·모두투어·참좋은여행은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실적 회복에 힘입어 일제히 배당을 재개했다.
배당이 중단된 사이 노랑풍선 주가도 증발했다. 이날 종가 기준 노랑풍선 주가는 5280원으로 4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 급감한 수준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노랑풍선 주가는 1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노랑풍선이 장기간 무배당으로 일관하게 된 데에는 재무건정성이 한몫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리오프닝 수혜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가까스로 흑자전환한 바 있다. 2022년 3월에는 직전해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에 해당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사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신사업 투자의 경우 노랑풍선 배당 재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안으로 계속해서 부각될 전망이다. 노랑풍선은 지난 7월에도 사모펀드 운용사 VCM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50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 확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투자금은 일본 등 해외 현지 거점 마련과 제반 시스템 개선에 투입된다.
상반기 뜻하지 않은 실적 부진 역시 노랑풍선 배당 재개 기류에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노랑풍선은 올 상반기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적자전환한 원인으로는 여행 소비 침체와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금 손실 처리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이 지목된다.
다만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플러스 전환을 기점으로 준수한 흐름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올 상반기 노랑풍선 이익잉여금은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노랑풍선은 여행산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위기를 겪었던 2022년까지만 해도 -72억원의 결손금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 리오프닝이 본격화한 지난해(158억원) 1년 만에 결손금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해외법인 설립을 비롯한 신사업들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면 주주들에게 더 큰 가치를 환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사는 주주 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재무 상황과 투자 성과를 면밀히 관찰해 배당 여부와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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