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위대한상상(요기요)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지분투자를 단행한 GS리테일의 손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3년 동안에만 요기요로부터 2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지분법손실을 떠안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의 요기요 지분 투자가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요기요로부터 지분법 손실 191억원을 인식했다. 전년 동기 65억원에서 193.9%나 확대됐다. 요기요의 지분법 손실은 GS리테일의 순이익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GS리테일은 2021년 10월 배달앱 진출을 통해 고객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기요에 3077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손에 쥐었다. GS리테일은 당시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로 구성된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 컨소시엄을 형성해 요기요를 공동 인수했다.
하지만 처음의 목적과는 달리 요기요는 GS리테일 실적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고 있다. 요기요가 배달 플랫폼들의 출혈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적자구조를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이에 GS리테일 역시 요기요 보유지분만큼 지분법손실이 나고 있다.
실제 GS리테일의 올해 상반기 전체 지분법손실은 204억원인데 그 중 요기요를 통한 손실액(191억원)은 93.6% 비중에 달하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이 요기요 지분투자를 시작한 2021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 지분법 손실은 1921억원이다.
나아가 GS리테일이 보유한 요기요 지분 30%에 대한 장부가격도 뚝 떨어졌다. 2021년 장부가액은 2972억원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 1153억원으로 61.2%나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의 적자는 거래나 광고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지급수수료 등의 영업비용이 더 큰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2022년 영업손실은 1116억원, 작년에는 655억원에 달한다. 요기요는 지난해 배달라이더에게 지급한 수수료만 1187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GS리테일이 지분법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요기요의 이익 회복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최근 요기요가 배달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면서 근시일 내 수익성 회복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이달 초 소상공인 부담 완화로 상생 발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12.5%에서 9.7%로 2.8%포인트 내렸다. 수수료율 변경 이전 요기요의 수수료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이에 따라 이번 수수료 인하에 요기요의 비용부담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달 중개수수료를 낮추면 산술적으로 요기요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건 맞다"면서도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수익성 악화는 여타 비용 축소를 통해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요기요는 최근 수년간 비용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도 비슷한 기조로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는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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