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후 1년
'대어' 필에너지, 외형 성장에도 시장 기대↓
수주실적 확대 속 올해 30% 성장 전망...기업가치는 계속 하락세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0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필에너지 홈페이지)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필에너지'가 외형 성장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27년 목표매출 7000억원 달성도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필에너지의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에너지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15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 증가했다. 2분기 매출만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101.9%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21.5% 줄어든 1분기 매출이 반영되며 제한된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판매관리비가 큰 폭(86.9%↑)으로 증가하면서 전년동기대비 26.4% 줄어든 87억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올해 2공장 증설에 따른 추가적인 생산능력(CAPA)을 확보한 만큼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탄한 수주잔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1999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3월 체결한 998억원 규모 공급계약의 종료시점이 내년 1월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올해 매출에 반영될 가능성도 크다. 또 지난 7월 유럽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1597억원 규모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와인더 수주에도 성공했다. 기존 각형 배터리 관련 장비 위주에서 원통형 배터리 장비까지 수주 범위가 넓어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필에너지가 전년대비 30% 이상의 외형성장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수주했던 물량은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잡혔고, 올해 상반기 수주한 물량은 하반기 실적으로 잡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순항 중인 외형 성장과 달리 시장의 기대감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필에너지의 호실적 전망에도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 당시 목표로 내세운 2027년 매출 7000억원 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부터 매년 30%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2027년 필에너지의 예상매출액은 5600억원대 수준에 그치는 탓이다.


필에너지는 지난 2020년 필옵틱스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배터리 제조공정용 레이저 노칭(Laser Notching)·스태킹(Stacking) 장비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업공개(IPO) 흥행에 성공,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필에너지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1318대1이었으며, 청약증거금 15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흥행은 삼성SDI의 후광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에너지는 삼성SDI의 지분투자를 유치했고, 삼성SDI는 현재 필에너지의 2대주주(지분율 14.12%) 지위를 확보했다. 상장 첫날 주가도 공모가 3만4000원에서 237% 상승한 11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한때 13만2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필에너지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실제 이달 27일 기준 종가는 1만4680원 수준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추진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화재 등에 대한 이슈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통상 2차전지 시장에서 장비기업까지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며 "2차전지 대표 기업들의 주가도 떨어지다보니 필에너지가 실적이 좋게 나와도 반영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필에너지와 비슷한 사업을 영위 중인 곳들의 실적이 우리 회사보다 좋은 곳이 잘 없다"며 "필에너지도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으로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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