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에서]
삼성과 스포츠
이재용 회장, 파리올림픽 '빅토리 셀피' 마케팅 호평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7일 오후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8.7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최고의 에이스와 최고의 감독, 탄탄한 선수층과 엄청난 자금력,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함, 다른 경쟁팀은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시절 삼성이 맡았던 스포츠 프로팀들의 이미지다. 당시 삼성은 축구·배구·농구 등 인기종목뿐 아니라 레슬링을 포함해 탁구·육상 등 비인기종목에서도 선수 육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프로야구팀 삼성라이온즈는 최고를 추구하는 모기업의 지원으로 라이온즈 왕조를 탄생시키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의 삼성이라는 기업의 이미지와 삼성라이온즈의 강력함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프로 축구팀 수원삼성도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한국의 레알마드리드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선대 회장의 '인재 중심' 경영 원칙에 맞게 K리그 최고의 스타선수를 모아 한동안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 선대 회장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21년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약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11년 7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장에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이 선대 회장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감동과 환희의 순간에서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나는 그저 조그만 부분을 담당했을 뿐입니다"라며 겸허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소회를 전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IOC와 연을 맺은 삼성전자는 이 선대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된 이듬해인 1997년 올림픽 글로벌 후원사를 의미하는 '톱'(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TOP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선대 회장의 뒤를 따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과 함께 총출동한 지 12년 만에 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갤럭시Z 플립6를 활용한 '빅토리 셀피'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메달 시상대 현장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가 IOC, 파리 올림픽 조직위와 협력해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통해 셀피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시상식에서는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의 반입이 금지됐다. 시상대에서의 촬영은 올림픽 공식 미디어만이 원거리에서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빅토리 셀피 마케팅은 전통적인 미디어 방식을 뛰어 넘어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로 발전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파리 올림픽 후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플립6로 셀피를 찍고 하는 마케팅이 잘 된 것 같아서 보람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삼성전자의 혁신을 알리고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파리에서 삼성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며 삼성의 견제함을 다시금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민간 외교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 회장의 글로벌 광폭행보는 삼성이라는 기업을 넘어 대한미국 국익에도 기여했다. 


이제 이 회장에게 남은 숙제는 국내 프로 스포츠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국내 삼성 프로 스포츠는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최근 2부로 강등된 수원 삼성이 감독 교체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도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늘 최고와 초격차를 외치던 삼성의 명성에는 부족하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퍼펙트 골드'를 이끈 한국 양궁의 신화를 이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그의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이 3대 리더십과 오랜 강자를 이어올 수 있었던 시스템과 장기전략이 재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LG도 프로야구에서 우승하며 구광모 회장에 대한 이미지와 리더십도 주목받았다. 반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 회장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투명한 절차, 소통 부재, 독단적 결정 등으로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 거인이자 스포츠도 '사업보국'의 마음으로 대했던 이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이재용 회장 역시 한국 스포츠의 초일류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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