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다함상조든든한 뒷배에도 머나먼 '1조 클럽'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더케이예다함상조(예다함)가 상조업체 상위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선수금 1조원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회사인 한국교직원공제회를 등에 업고 500억원의 자본금으로 상조업에 진출했지만 여타 경쟁사에 비해 뚜렷한 차별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원인으로 시장에서는 분석 중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다함은 상조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선수금 규모가 홀로 1조원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업체 4위로 알려진 대명스테이션(대명아임레디)의 올 3월 말 기준 선수금은 1조2633억원이다. 반면 5위 예다함의 선수금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7041억원 수준이다. 4위와의 격차만 해도 5600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상조업계 총 선수금이 10조를 목전에 둘 만큼 상위 상조사들을 필두로 가파른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다함의 존재감은 더욱 미미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상조업계 선수금(9조4486억원)에서 예다함 선수금(704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다. 앞서 2022년 하반기 전체 선수금(7조8974억원)중 예다함의 선수금(6207억원)비중은 7.9%였다. 전체 선수금 규모가 2년 새 19.6% 성장하는 동안 예다함은 13.4% 남짓 늘어난 셈이다.
예다함의 성장세 둔화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선수금 규모를 자랑하는 대명스테이션은 불과 6년 전만 해도 오히려 예다함보다 선수금 규모가 적었다. 2018년 예다함의 선수금은 3616억원, 대명스테이션이 3382억원이었다. 하지만 점점 양사의 격차가 커지며 올 3월 기준 대명스테이션이 273.6% 늘어나는 동안 예다함의 성장률은 94.7%에 그쳤다. 같은 기간 또 다른 경쟁사인 교원라이프도 555.5%(2024억원→1조2801억원)나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예다함이 넉넉한 자본금을 통해 상조업에 진출했음에도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는 요인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예다함은 2009년 모회사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자본금 500억원을 100% 출자해 설립한 상조회사다. 현재 업계 1,2위를 다투는 보람상조의 초기 자본금은 3억원, 프리드라이프(구 좋은라이프)는 자본금 5억원에 불과했다. 단순히 출발선상에서만 봤을 때 예다함은 상조업계 최대 규모의 자본금으로 업을 시작한 셈이다.
다만 타사들과 달리 예다함은 상조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결합상품'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다함은 본연의 장례서비스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상조서비스와 가전제품이나 여행상품 등의 결합 판매에 나서고 있지 않다. 최근 상조업계가 가전제품 뿐만이 아니라 여행상품 등과 연계한 결합상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과거 비등한 규모의 선수금을 유치했던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상조상품과 여행, 골프, 웨딩 등을 묶은 결합상품을 강화한 덕에 고객이 예치한 선수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교원라이프도 계열사·제휴사와 연계한 여행 상품 등의 결합상품이 선수금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예다함은 설립 초기부터 타사 대비 차별화된 전략으로 '페이백(Pay-back)시스템'과 '부당행위보호 시스템'을 강조해왔다. 페이백 시스템은 고객이 장례 진행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은 품목이 있으면 이를 현금으로 환불해주는 제도이다. 부당행위보호 시스템은 장례지도사나 회사가 노잣돈, 수고비 등 금품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경우 해당 장례행사비를 무료로 진행하고 기납입한 부금을 100% 환불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두 서비스 역시 타사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상 대부분의 상조업체에서 페이백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부당행위를 제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보람상조리더스에서도 장례행사 부당거래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금 500억원은 회사가 사업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사업자금으로도 사용하는데 충분한 금액"이라며 "넉넉한 곳간에도 예다함의 지금까지의 성적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예다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페이백 시스템'과 '부당행위 보호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 밖에도 업계 최다 제1금융권 6개 은행과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해 고객납입금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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