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기약 없는 주주배당…결손금 해소 과제
금호타이어가 2018년 중국 더블스타 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외형 성장세에 올라타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실적 상승에 힘입어 '연 매출 4조5600억원 달성'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경영 목표도 내걸었다. 특히 2021년 정일택 대표가 제시한 '해외 생산 역량·고수익 타이어 비중 확대' 경영 전략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차입 의존도가 시사하듯 금호타이어의 재무 기초 체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미완의 숙제도 뒤따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실적 암흑기를 거쳐 그동안 이뤄낸 경영 성과와 함께 제2의 도약에 성공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금호타이어가 최근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배당 재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연달아 겪은 탓에 16년 연속 무배당으로 일관해왔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누적된 적자로 쌓인 결손금을 털어내고 이익잉여금을 쌓아 배당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호타이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조4515억원, 5676억원으로 분석된다. 당기순이익은 3216억원으로 1년 전(1718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본격적인 흑자 경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금호타이어 배당 재개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는 2022년 2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을 계기로 뚜렷한 실적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07 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 배당(배당 총액 약 114억원)을 끝으로 16년째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2005년 코스피 시장에 발을 디딘 점을 고려했을 때 증시 입성 3년 만에 배당을 중단한 셈이다.
금호타이어가 배당 중단을 택한 데에는 경영 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금호타이어는 2008년부터 적자 누적 상태에 빠져 한동안 벗어나지 못하다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재도약하는 듯했지만 다시 적자를 반복하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한 2021년 금호타이어는 연간 415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금호타이어 새 주인이 된 중국 더블스타그룹의 사정도 일반 주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블스타그룹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래 한번도 배당 수익을 거두지 못해 투자금 회수에 애를 먹고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당시 6433억원을 투입해 지분 45%를 확보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 배당 재개 시점은 적어도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까지 금호타이어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이나 영업 외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이익 가운데 사내에 유보된 누적금액을 가리킨다. 적자가 누적되면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전환해 결손금으로 인식된다.
실제 금호타이어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해소해야 할 누적 결손금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올 3월 말 기준 금호타이어 결손금은 399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말(4764억)과 비교해서는 6개월 새 16% 감소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아직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상태이기에 배당 재개 시점 등에 관한 논의는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올해 목표 매출액 4조5600억 달성을 목표로 신차·교체용 타이어 공급 확대에 집중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인치 타이어 제품 판매 비중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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