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적자 전환에도 웃는 이유
프로덕트 커머스 수익성 견조…성장사업 궤도 안착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7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제공=쿠팡)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쿠팡이 8분기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 시장의 우려는 크지 않다.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수익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파페치 등 성장사업들도 궤도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세계-CJ의 전방위적 협력과 공정거래위원회 이슈 등으로 인한 국내시장 변화는 쿠팡이 향후 해결해야 할 난관로 지목되고 있다. 


7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손실만 342억원(2500만달러)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서 쿠팡은 2022년 3분기부터 이어오던 7분기 연속 흑자기조가 끊겼다.


쿠팡이 적자로 전환한 주된 이유는 올해 6월 공정위가 쿠팡에게 부과한 과징금 추정치 1630억원(1억2100만달러)를 영업이익 항목인 판매관리비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쿠팡의 영업이익은 1313억원(9600만달러)에 달한다.  


실제 쿠팡의 핵심사업 프로덕트 커머스는 견조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2분기 매출은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특히 쿠팡의 활성 고객수는 217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20만명 늘었고, 1인당 고객 매출(객단가)는 42만3400원(30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같은 기간 프로덕트 커머스의 조정 에비타(EBITDA) 이익은 7263억원(5억3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1억원(1억2200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p) 상승했다.


이와 관련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쿠팡이 미소 짓는 진짜 이유는 성장사업의 호조세 덕분이다. 쿠팡은 현재 ▲대만 현지 로켓배송 서비스 ▲쿠팡이츠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을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업들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동반되는 탓에 실적에 발목을 잡아왔다.


실제 쿠팡이 대만사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쿠팡이츠도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치열한 출혈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특히 5억달러(약 6500억원)를 쏟아부어 인수한 '파페치'는 올해 상반기에만 3152억원(2억3000만달러)의 손손실을 냈다.


하지만 그만큼 해당 부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성장사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 성장했다. 특히 파페치의 경우 매출이 6304억원(4억6000만달러)으로 전분기 대비 59.7% 증가했다. 또한 순손실은 1480억원(1억800만달러)로 전분기(1억2200억달러)에 비해 손실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김 의장은 파페치와 관련해 "연말까지 조정 에비타(EBITDA) 흑자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올해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쿠팡이 이 기세를 연말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쿠팡의 국내 유통시장 '라이벌' 신세계그룹이 CJ그룹과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유통 1위' 사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그 동안 쿠팡에게 밀렸던 물류·멤버십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정위 이슈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라는 강력한 규제당국이 쿠팡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