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대양금속, 자금난 속 적대적 M&A 노출
최대주주 측, 유증 납입일만 11번 조정…KH그룹 공개 인수 행보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양금속(출처=딜사이트 DB)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겪은 '대양금속'이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최대주주 일가 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납입일이 계속 미뤄지면서 대양금속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또 최근 KH그룹이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가 폭락 및 각종 위기설로 곤혹을 겪고 있는 대양금속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양금속은 이날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7월25일에서 9월5일로 변경했다. 당초 지난달 25일에 11월29일로 변경했으나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다만 지난해 11월2일 유상증자를 처음으로 결정한 후 납입일만 11번째 조정됐다.


대양금속은 피에치2호조합과 대양금속 최대주주인 이옥순 대표의 배우자 공갑상 씨에게 각각 427만3504주씩을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약 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채무를 상환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납입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일가의 납입 능력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당초 일주일 정도였던 납입일 지연 기간도 한달에서 두달 이상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 등을 보면 배정자 요청으로 납입일 일정을 계속 변경해왔다"며 "사실상 보유 자금 여력이 없거나 납입 의지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금 조달 지연은 관계사인 영풍제지에도 불똥이 튀었다.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대양금속은 100억원 규모로 영풍제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및 사업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일정 역시 차일피일 미뤄졌다. 유상증자 첫 납입 일정은 지난 5월21일이었지만, 대양금속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정 역시 세 차례 미뤄져 오는 10월30일로 연기됐다.


영풍제지는 대양금속에게 빌려준 80억원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대양금속은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80억원을 빌렸지만 금전대여 만기일이 7월30일에서 8월30일로 연기됐다.  


대양금속은 2022년 영풍제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자금 대부분을 주식담보 대출로 마련했는데 영풍제지 주가조작 문제가 드러나면서 주가가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고꾸라졌다. 이에 따라 대양금속 보유 지분이 반대매매됐고, 현재 보유 지분은 16.76% 수준이다.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대양금속은 적대적 M&A 위기도 동시에 맞고 있다. 비비원조합은 지난달 30일 대양금속 주식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비비원조합이 지난 25일, 26일, 29일, 30일 등 총 4차례에 걸친 장내매수를 통해 확보한 대양금속 주식수는 320만주다. 이는 전체 주식 수의 6.1%에 해당한다.


현재 비비원조합의 최대주주는 제이브이씨조합이고, 제이브이씨조합의 최대주주는 에프에스플래닝이다. 에프에스플래닝은 KH필룩스의 완전자회사다. KH필룩스는 지난 2018년 에프에스플래닝을 설립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KH필룩스→에프에스플래닝→제이브이씨조합→비비원조합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상 KH필룩스가 자회사를 활용해 대양금속 인수에 나선 셈이다.


KH그룹은 과거에도 대양금속 인수에 나선 바 있다. KH그룹은 2020년 10월 계열사 이엑스티컨소시엄(현 KH건설)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매매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실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고, 때마침 대양금속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나타난 투자자에게 컨소시엄의 주축인 에프앤디조합의 지분을 넘겼다.


KH그룹은 이번엔 대양금속 인수를 반드시 성공시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인수한 기업마다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워 온 만큼 이번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KH그룹 관계자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대양금속이 보유한 스텐인리스 공정 설비와 생산력은 KH그룹 계열사들이 각자 가진 기술력과 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양금속이 보유한 스텐리스공정을 통해 사업다각화 및 성장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2020년도부터 인수 의사를 제시했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며 "이번 대양금속 M&A을 성공적 완수하고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모두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대양금속의 불안한 경영권과 지배구조가 견고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적대적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딜사이트는 자금난과 적대적 M&A 관련 대양금속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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