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MG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와 경영정상화에 들어갈 자금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예비입찰에 참여한 두 곳 사모펀드가 본입찰에도 이름을 올릴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모펀드가 모두 본입찰에 참여한다면 이들이 공적자금 지원 금액을 얼마로 써내는지가 관건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것 자체에 부담이 있는 데다 금액 한도도 정해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이 점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본입찰이 19일에 진행된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만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사모펀드 모두 보험사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나 본입찰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을 고려하더라도 경영정상화에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은 64.0%로 법정 기준(100%)도 크게 밑돈다. 당시 가용자본은 5800억원, 요구자본은 9100억원 정도였는데 이 경우 지급여력비율을 금융당국 권고 수준(100%)으로 맞추려면 요구자본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78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문제는 3월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52.1%로 3개월 전과 비교해 무려 24.8%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하반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지급여력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인수자의 부담은 기존 추정보다 확대될 여지가 크다.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모두 MG손보 경영정상화 자금에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파트너스의 경우 MG손보 인수전에 함께 참여할 SI(전략적투자자)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SI를 구했는지에 따라 본입찰 참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JC플라워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65곳 포트폴리오 회사에 170억 달러 이상의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자본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한국 기업에 투자할 때 5000억원 이상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 사모펀드 모두 자금 부담 때문에 본입찰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것이며, 반대로 말하면 두 곳 모두 본입찰에 참여한다면 관건은 자금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상증자 규모와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 규모로 얼마를 써내는지에 따라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구주 가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매각이 성사되면 인수합병(M&A)이 아닌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별해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이러면 사실상 구주의 가치는 '0(제로)'에 가깝다.
유상증자 규모는 MG손보의 경영정상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MG손보는 지금의 이름으로 출범한 2013년 이후로 '부실기업'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예보로서는 이런 흐름을 끊어내고 싶은 만큼 유상증자 규모를 크게 써내는 회사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동시에 예보는 공적자금 지원 규모도 우선협상대상자 평가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자들은 본입찰에서 자금 지원을 신청하고 희망 지원 금액을 써낼 수 있다. 예보는 이미 지원 한도를 정해둔 상태로 우선 지원 금액이 한도 안에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두 사모펀드가 써낸 공적자금 지원 금액의 차이가 크다면 예보는 지원 금액이 낮은 쪽에 높은 점수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대한생명 등 부실금융기관 매각 과정에서 공적자금 지원 논란이 있던 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보가 주도하는 MG손보 매각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이번 본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세 번째 시도도 실패로 끝나게 된다. 한 곳만 참여한다면 예보는 재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의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이지만 2022년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뒤 예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매각 시도 때는 복수 이상의 원매자가 참여하지 않아 매각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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