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본입찰, 해외 투자사 참여도 없었다
거론됐던 글로벌 PEF들 실제 참여하지 않아…리파이낸싱 시 연내 매각 접을 수도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 본사(제공=롯데손해보험)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지난달 진행된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본입찰이 실제로는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참여사로 알려졌던 해외 투자사들이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다. 최근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해 협의를 지속한다고 밝혔지만 입찰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진행된 롯데손보의 본입찰에 실제 참여자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예비입찰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외에 블랙스톤, 블랙록,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참여자로 거론됐다.


눈길을 끄는 건 해외 투자사들이 본입찰 뿐만 아니라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아예 예비입찰자 자체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그러다보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는 상황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도 "(해외 투자사들이)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접촉한 것은 맞지만 실제 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리금융만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한 셈이다. JKL파트너스 역시 우리금융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입찰 직전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5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 인수 협의를 위한 비구속적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롯데손보 본입찰일인 28일 공시를 통해 인수전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우리금융의 롯데손보 인수전 참여 철회는 이전부터 표면화됐던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JKL파트너스는 매각가로 최소 2조원을 원했지만 우리금융은 1조원대가 아니면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4월 열린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밝혔던 최대 인수여력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롯데손보의 본입찰이 어그러지면서 JKL파트너스가 당초 세웠던 연내 롯데손보 매각 계획도 완수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 외에 입찰자가 없었다는 점은 다른 원매자 역시 현시점에서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격이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결국 적정가격을 낮춰 잡지 않으면 당장 매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대가 낮춰진다면 우리금융도 다시 롯데손보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보사인 롯데손보가 생보사인 동양생명 및 ABL생명보다 훨씬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지주 역시 잠재적 인수자로 부상할 수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JKL파트너스가 연내 매각 계획 자체를 어느정도 접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손보 인수시 일으켰던 2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해당 인수금융은 올해 10월 만기가 도래해 JKL파트너스가 연내 매각을 추진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만큼 리파이낸싱에 성공할 경우 연내 매각을 굳이 강행할 이유가 없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간 금리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리파이낸싱을 통한 인수금융 규모는 3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입찰 관련 내용이나 일정은 공유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주주가 주관하고 있는 만큼 (입찰 관련해서) 관여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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