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 최장수 CEO 입지 '흔들'
대명소노그룹 1056억 투입, 2대주주 등극…고강도 경영 개입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최장수 전문경영인(CEO)인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입지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티웨이항공 재정 지원군 역할을 도맡았던 JKL파트너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대명소노그룹이 새로운 2대주주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와의 지분 격차가 미비하다는 점을 들어 고강도 경영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정홍근 사장, 40년 항공 영업통…'만년 3위' 탈출 성과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국내 LCC 9개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CEO 경력을 갖췄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경우 2020년부터 이 회사 대표를 맡았으며, 박병률 진에어 대표는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각 올 초 새로운 CEO가 취임했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은 업력이 10년 미만인 신생 항공사다.


1958년생의 정 사장은 40년 가까이 항공사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1986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한 그는 국내선 영업팀장, 일본 나고야 지점장 등을 거쳐 2007년 진에어로 이동했다. LCC는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데다 대형항공사(FSC) 대비 항공권이 저렴한 만큼 인기 노선을 자주 띄워야만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자회사 진에어의 출범을 준비하면서 '영업통'이던 정 사장을 내려 보냈고, 그는 약 5년 동안 진에어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


정 사장은 지난 2013년 티웨이항공으로 적을 옮겼고, 영업서비스본부장과 일본지역본부장으로 일했다. 당시 항공업계에는 최소 항공기 보유수가 10대 이상이어야 손익을 낼 수 있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단 5개의 항공기로 흑자를 기록했는데, 정 사장의 영업력이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정 사장을 향한 나춘호 예림당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다. 티웨이항공은 '나 회장 일가→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다.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은 각각 28.02%, 1.72%의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오너가는 30%에 육박하는 지배력을 갖췄음에도 CEO 체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항공산업 이해도가 높아야 할 뿐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해야 한다는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결과였다.


정 사장은 티웨이항공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자체 훈련센터 건립, 장거리 노선 진출 등을 주도했다. LCC 만년 3위라는 꼬리표도 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2위, 국제선 수송객 2위를 각각 기록했다.


◆ JKL파트너스 엑시트…대명소노, 콜옵션 땐 최대주주 격차 2%대


문제는 JKL파트너스가 지분 정리에 나섰다는 점이다. JKL파트너스 산하 더블유밸류업은 지난달 28일 티웨이항공 주식 3209만1467주(14.9%)를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으로 매각했다. 1주당 처분 단가는 3290원으로, 총 거래 규모는 1056억원이다.


더블유밸류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경영난에 빠진 티웨이항공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2021년 전환우선주를 인수하며 800억원을 출자했고, 이듬해 유상증자 참여로 217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더블유밸류업의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모두 마무리한 올 2월 기준 26.77%(5766만4209주)까지 늘어났다.


(제공=티웨이항공)

수익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인 만큼 더블유밸류업은 투자금의 2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총 투자금과 주식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더블유밸류업은 티웨이항공 1주당 1763원에 취득한 셈인데, 소노인터내셔널이 매입한 단가보다 1.8배 비싸다.


특히 더블유밸류업은 티웨이항공 주식 11.87%(2557만2742주)를 여전히 들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해당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행사 시한인 오는 9월 말 이전에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경우 티웨이항공 최대주주(티웨이홀딩스·예림당)의 지분 격차가 3%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 시너지 극대화 차원, 경영 개입 전망…내년 사내이사 임기 만료


업계는 티웨이항공의 2대주주 교체가 불러올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투자를 두고 "경영권 확보나 인수 등 본격적인 항공사업 진출을 위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경영 개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JKL파트너스의 경우 시세차익이 주 목적이었고, 나 회장 일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만큼 경영권 공격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다. 강민균 JKL파트너스 대표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티웨이항공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기존 경영진 방침과 전략을 존중해줬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투자는 글로벌 종합 리조트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다. 특히 대명소노그룹 오너 2세인 서준혁 회장이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에 취임하며 승계 고삐를 죄고 있으나, 충분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티웨이항공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양사간 시너지를 명분으로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의 경영 보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는 점은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 받아 사실상 FSC로 전환되는 만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신임 대표를 새롭게 영입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나 회장 일가의 경영권 매각을 돕기 위해 장기 집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예전부터 돌았다"며 "당장 정 사장을 대체할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대명소노그룹의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와 경영진 변동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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