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러시아법인 진퇴양난…3년째 '개점휴업'
1분기 매출 88억, 현지업체 재고 넘겨…현대차 현지공장 '바이백' 옵션 주시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엔진공장 전경. (제공=현대위아)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위아가 유럽 첫번째 자동차 엔진 생산거점으로 설립한 러시아법인의 '개점휴업' 상태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자동차 러시아 생산공장을 인수한 현지 업체에 엔진 재고 물량을 납품하며 근근이 버텨낸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현대위아에 따르면 러시아법인(Hyundai Wia Rus, LLC)은 올해 1분기 87억86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8억9100만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52억9900만원) 연간 실적도 상회했다.


러시아법인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기존에 생산했던 엔진 재고를 일부 털어내서다. 1분기 매출에는 최근 현대차 러시아 생산공장을 인수한 현지 기업 '아트파이낸스'에 현대위아가 기존 생산 물량을 납품한 실적이 반영됐다.


러시아법인이 재고 처리로 겨우 매출을 올렸지만 공장이 정상 가동되던 시기와 비교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은 지난 2022년 1분기 606억9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위아는 2021년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엔진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나섰다.


러시아 법인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원인은 러시아 현지의 정세 불안이다. 2022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현대위아를 비롯해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현지 생산공장 운영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 법인의 개점휴업 상태는 현대위아 재무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의 연간 순손실 규모는 각각 1896억8500만원, 971억2600만원에 달했다.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의 차입 보증을 서 가며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대위아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러시아 법인 차입보증 금액은 1억6240만 유로(약 2432억1348만원)로 집계됐다.


현재로선 현대위아가 러시아법인에 지원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법인 장부가액은 0원을 기록했다. 앞서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 장부가액(1160억2600만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바 있다. 손상차손이란 유형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 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대위아의 경우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그룹사 맏형인 현대차가 현지 사정을 이유로 러시아 공장을 매각했지만 향후 2년 내 지분을 재매수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조건으로 남겨둬서다. 사실상 러시아 정세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시장에 복귀할 여지를 남긴 셈이다. 현대위아는 당초 현대차가 현지에서 생산했던 자동차 모델 '솔라리스', '크레타'와 기아 '리오' 등에 탑재되는 감마엔진 공급을 담당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추후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공장을 최소한 수준으로 가동 중"이라며 "러시아법인 운영과 관련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